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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기들만의 신바람에 역풍 맞은 목포시의회

나광운 기자 기자  2014.09.26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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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995년 지방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로 공식 출범한 '풀뿌리 지방의회'가 그간 수많은 역사를 겪으면서 여러 업적을 낳고 그 기능을 수행 중인 현실에서 그 기능을 망각하고 지역주민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면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지역주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이 구성원인 의회가 주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방자치의 집행부를 통한 지역발전에 역할을 둬야 하는 권한과 통제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역정가와 시민 비난 속에서도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돼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최근 목포시의회가 제316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민선6기 취임 3개월을 맞은 박홍률 시장을 상대로 '지방의회의 꽃'이라는 시정질문을 하는 과정이 인터넷방송을 통해 생방송되면서 질의자였던 의원들의 성과(?)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달됐다.

첫날 질의자로 나선 이기정 의원은 시정현안 질의 말미에 작심한 듯 미소를 띠며 박홍률 시장에게 새정치민주연합의 입당에 대한 답변을 기습적으로 요구했다. 또 이를 저지하는 동료의원을 향해 쓴웃음을 보이는가 하면 자신의 지역구 사업에 대해 강의식 질문을 던지고 끈질기게 확답을 요구하는 일방적 질의로 빈축을 샀다.

특히 이 의원은 자신이 위원장인 운영위원회 상임위 활동 당시 선진지 견학과 관련한 회의 때, 기자들이 바라보는 외유성 논란을 지적하는 의원에게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도자료를 우리가 거꾸로 내면 됩니다. 그러면 절대 안 맞아요. 그런데 다녀와서 가만히 있어 버리면 자기들 마음대로 기사를 쓰잖아요"라는 발언을 해 언론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또 노경윤 의원의 질의과정을 지켜보던 모 의원이 자신의 질의 내용을 가로챘다며 정회를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가 하면 일부 의원은 시장을 발언대에 세운 채 수십분간 강의 후 낮은 수준의 질문을 하고 집요하게 확답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의원들 간 중복된 내용 탓에 무리하게 당 소속이 다른 시장을 길들이기 위한 실속이 모자란 그들만의 잔치라는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또 목포시의회는 최근 2015년 의정비 인상과 관련, 두 차례의 자체 의정비 결정 의견수렴을 통해 22명의 의원 중 16명의 찬성을 받아 15.6%의 인상안을 목포시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밥그릇 챙기기에는 채면도 염치도 없는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현재 목포시의회의 의정비는 월정수당 1320만원(연봉기준), 의정활동비 2076만원으로 구성됐다. 월정수당은 법정수당인 만큼 자체 인상할 수 없으나, 의정활동비를 324만원 인상한 2400만원 수준에 맞춰 책정하기로 해 연간 7128만원의 추가 세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목포시의 재정자립도는 21.3%에 그치고 있으며 부채는 3010억원(시 부담 부채 1668억원, 국가 부담 부채 1133억원, 선수금 209억원 등 총 3010억원)으로 2014년 예산 631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시의회는 22명의 의원 중 19명이 새정치민주연합소속으로 여론의 눈치를 보며 속앓이를 하는 동안 정의당 목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의정비 인상안의 전면철회를 요구하는 것 외에 어떤 반응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행부에 대한 부채 해결방안을 주 메뉴로 사용하는 자신들의 세비 인상을 둔 비난이 일고 있는데도 어느 의원이 나서서 해명조차도 하지 못한 채 침묵 속에서 눈치만 살피는 작금의 행태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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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수없이 지역민의 비난과 의구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목포시의회가 10대에 들어 달라지는 지역정치에 대한 인식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줄서기와 과욕으로 시민들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의 응원도 없는 외로운 4년을 보내면서 심판대에 설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충고를 명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