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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명쾌하게 정리 가능한 종목만 투자하라

"관심종목 중 사업내용 명료한 종목이 내게 맞는 투자처"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 기자  2014.09.22 14: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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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4년 무렵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매출은 물론이거니와 수익 역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지지부진해진 것이다. 당시 CEO인 잭 그린버그가 부랴부랴 불황 타개에 나서면서 대대적으로 새로운 메뉴 개발에 착수했다.

많은 새 메뉴를 선보이며 위기가 기회로 변모하길 희망했지만 결과는 매장 안 손님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졌을 뿐이었다. 복잡해진 메뉴판 때문에 서비스 시간이 길어졌고 당연히 고객들의 불만사항만 늘어났다.

잭 그린버그의 후임으로 짐 캔탈루포가 나섰다. 그는 'Back to the Obvious'를 외치며 품질과 청결,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집중했다. 또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지 않겠다'며 회사의 내·외부 시스템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바꿨다. 그 결과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평이하고 쉬운 문장으로 원래 뜻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진정한 전문가와 고수는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어설픈 전문가나 잰 체하는 사람만이 전문용어를 남발하는데 중학생 정도의 지적 수준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나 글이 훌륭한 것처럼 단순함은 어느 분야에서나 강점이다.

투자업에 종사하다 보면 이런저런 많은 사업계획서를 볼 수 있다. 투자알선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 사업전망을 가늠해달라는 경우도 있다. 이때 사업계획서를 준 사람에게 계획서를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정리해달라고 다시 부탁하곤 했다. 절대 1장을 넘기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요구대로 계획서를 다시 주는 사람은 10명 중 2명도 안 된다. 이는 계획서의 상당수가 명쾌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훌륭한 글이나 말처럼 단순하고 명쾌하다. 애플의 제품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제품과 UI(User Interface)가 심플하고 UX(User eXperence) 역시 깔끔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2000여개 회사 중 투자자가 관심을 가진 회사 리스트를 뽑아 사업모델을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보라. 정리가 가능하다면 그 종목은 당신과 어울리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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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리할 수 없다면 그 종목은 당신과 어울리지 않거나 당신의 이해 범주를 넘어선 사업을 하는 회사다.

많은 이들에게 친밀한 사업, 한두 줄 문장의 설명만으로도 알아들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주업 삼은 회사의 주가는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강력하다. 대중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아는 분야, 친숙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더욱 호감을 갖기 때문이다.
 
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