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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한계점에서 기억할 그 이름 '바이크 레이디'

최민지 기자 기자  2014.09.19 18: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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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나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때 좌절하고 포기한다 해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세상은 역경을 딛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이들을 향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뿐입니다.

대표적인 분야를 꼽자면 스포츠인데요. 스포츠 경기는 대부분 기록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넘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립니다. 이런 가운데 19일 막을 올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각국을 대표하는 전 세계 선수들이 모여 또 한 번 기량을 뽐낼 예정입니다.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할 이번 대회만큼 인천장애인경기대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순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장애만큼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없는 한계가 어디 있을까요.

그러나 이 선수들은 당당하게 이를 극복하고 일반인도 힘든 운동을 멋들어지게 해내며 희망을 전파 중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스토리는 영화보다 더 큰 울림이 있는 것이겠죠. 소외받는 사람들의 얘기를 '말아톤'이라는 영화로 제작한 정윤철 감독이 장애인 핸드사이클 국가대표 이승미 선수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정윤철 영화감독은 소아마비로 태어나 장애를 안고 있는 이승미 핸드사이클 국가대표 선수의 삶을 단편 다큐멘터리로 조명했다. ⓒ 맥스무비  
정윤철 영화감독은 소아마비로 태어나 장애를 안고 있는 이승미 핸드사이클 국가대표 선수의 삶을 단편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 맥스무비
소아마비로 태어나 걷는 것이 불가능했던 어린 여자아이가 자라 핸드사이클 분야에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아시아 선수권 개인독주 1위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세계선수권 1위를 거머쥐게 됐다는 이승미 선수의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스토리죠.

이 선수는 현재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과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2011년 5월 국가대표 선발 후 △2012년 말레이시아 아시아 장애인 도로선수권 대회 3위 △2012년·2013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위 △2013년 인도 아시아 장애인 도로선수권 대회 개인독주 1위 △2013년 스페인 국제사이클연맹(UCI) 월드컵 도로사이클대회 아시아 최초 개인독주 3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최종선발전 2위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정 감독은 이 선수의 '세 바퀴'를 통해 희망과 열정 등 우리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도록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정 감독은 지난 7월 이 선수가 참가한 UCI 월드컵 도로사이클대회가 열린 스페인을 직접 찾기도 했죠.

여담이지만 정 감독은 찌는 더위 속에서 이 선수를 따라 오르막길을 함께 뛰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탈진까지 했었다고 하네요. 무더운 날씨와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길을 잃고 차량을 견인당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장애라는 환경에서 희망을 품은 채 자신을 발전시키는 이 선수의 삶을 놓치지 않기 위해 6박7일간의 촬영은 계속됐습니다.

이 선수 또한 날씨와 시차 문제, 컨디션 난조에도 항상 웃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촬영된 다큐멘터리는 '바이크 레이디'라는 이름을 달아 오는 25일 열리는 2014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있습니다. 장애라는 어려움이 있으나 다른 사람들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 핸드사이클이라는 스포츠에 도전한 '바이크 레이디'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