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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명예졸업' 메디아나, 공모주 옥석 논란 가열

"시장 포화, 매출구조 감안하면 성장성 낮아" 혹평에 정면 반박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9.17 16: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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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둔 의료기기업체 메디아나(대표이사 회장 길문종)가 공모주 시장에서 '옥석'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 코넥스 상장 1호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1년 만에 상위시장인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며 주목을 받은 메디아나에 대해 지속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혹평이 쏟아진 탓이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을 계기 삼아 중장기적 목표를 수립해 5년 뒤 매출 1000억원 달성과 초일류 글로벌 의료기기 메이커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공모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매출 대부분 해외 ODM, 핵심부품은 거래처 의존?

메디아나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길문종 대표와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다. 코넥스 '명예졸업생'으로서 상위시장 코스닥 입성을 앞둔 만큼 증시 선순환의 '좋은 예'로 꼽힌다.

   길문종 메디아나 대표이사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대상 IPO 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높은 성장성과 기술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는 의료용 모니터와 심장제세동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 메디아나  
길문종 메디아나 대표이사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대상 IPO 간담회에서 회사의 높은 성장성과 기술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는 의료용 모니터와 심장제세동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 중이다. ⓒ 메디아나
올해 설립 21년차를 맞은 회사는 환자감시장치(의료용 모니터)와 심장제세동기 등을 생산하는 의료기기전문 기업이다. 1998년 국산화를 통해 미국 코비디언(Covidien)과 장기독점 ODM(제조사 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주력 상품인 의료용 모니터는 센서를 통해 환자의 심전도와 혈압, 체온 등을 측정해 환자상태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장치로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 제조업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의료용 모니터 55%, 심장제세동기 20%, 기타상품매출이 25% 수준이다. 의료용 모니터는 코비디언 등 해외업체 ODM 납품이 주력이고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수출에 집중돼 있다.

메디아나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은 주력제품의 낮은 매출 증가율과 핵심부품을 거래처에 의존한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또한 심장재세동기의 경우 이미 씨유메디칼을 비롯한 국내 선발주자와 해외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분류되고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생산하는 의료용 모니터는 위급하지 않을 경우 사용하는 저성능~중성능 제품들이 대부분이고 고성능 제품은 아직 원천기술을 개발 중인 상황"이라며 "그 중에서도 해외 ODM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웃도는데 핵심부품과 모듈은 모두 거래처에서 공급받아 생산원가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같은 지적에 회사 측은 발끈하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제품 검증기간 2~3년 소요, 일반 제조업과 달라"

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의료기기 조립업체는 일반 IT기기 조립업체와 달리 검증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료기기 대부분이 개발 후 검증기간에만 2~3년이 걸리는데 우리는 다른 업체들보다 6개월~1년 정도 검증기간을 추가로 갖는다"며 "제품 완성도와 안정성이 핵심인 의료기기업계 특성상 회사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천기술 개발 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메디아나는 법인설립 이듬해 자체 기업부설 연구소를 개설하고 기술집약형 강소기업을 기치로 내세웠다. 전체 직원의 26%인 45명이 기술개발(R&D) 연구 인력이며 매년 연구비용으로 매출액의 10%가량이 재투자된다. 연구원의 75% 이상이 전자의료기기 개발 전공자로 R&D 인프라는 국내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이 관계자는 "특허와 상표권 같은 지적재산권만 150여건을 따냈고 생체모니터링 업계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FDA와 일본 후생성 인증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은 자신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고성능 의료용 모니터가 환자감시장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빠르면 내년쯤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공모가를 두고는 보수적인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메디아나의 반기 얘상실적은 매출액 360억원, 영업이익 35억원, 반기순이익은 3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원 연구원은 "공모희망가 밴드 상단이 6500원인데 이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 15.6배에 이른다"며 "주력 제품의 낮은 성장성과 ODM 위주의 매출, 핵심모듈의 의존성 등을 고려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메디아나는 이번 공모를 통해 전량 신주모집방식으로 총 144만주를 모집하며 예상 공모금액은 79억2000만~93억6000만원이다. 회사는 17일부터 이틀 동안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24~25일 청약을 받아 다음 달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