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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알리바바의 美 증시 입성 '예삿일이 아닐세'

세계 3위 인터넷 상장사 탄생…국내 진출 시 '특급' 파급력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9.17 1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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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알리바바의 등장에 뉴욕증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도적단을 등친(?) 동화 속 주인공과 이름이 같아서는 아니겠지만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 넘게 급락했고 알리바바와 직·간접적으로 사업 영역이 중복되는 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부진했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e-Commerce) 기업인 알리바바 홀딩스(Alibaba Holings·이하 알리바바)가 오는 19일 뉴욕증시에 데뷔합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예정인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 공모가밴드는 66~68달러, 예상 조달 금액은 최대 250억달러(약 2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리바바그룹의 Ci와 설립비전. 알리바바는 1999년 가난한 영어교사였던 마윈(Ma Yun) 회장을 비롯해 18명이 '알리바바닷컴'을 설립하면서 탄생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양쯔강의 악어'로 불리는데 이는 마윈 회장이 평소  
알리바바그룹의 Ci와 설립비전. 알리바바는 1999년 가난한 영어교사였던 마윈(Ma Yun) 회장을 비롯해 18명이 '알리바바닷컴'을 설립하면서 탄생했다. ⓒ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
시가총액에서도 전자상거래시장 라이벌로 꼽히는 아마존(1600억달러)을 넘어 구글, 페이스북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인터넷 상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네요.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의 위상은 상상 이상입니다. 중국 온라인 쇼핑시장 성장세는 매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2~3배에 이르고 알리바바는 이 가운데 80%대에 달하는 점유율을 독차지하고 있죠.

대륙의 '유통공룡'인 알리바바는 B2B(기업-기업) 영업 사이트로 사업을 시작해 C2C(개인-개인), B2C(기업-개인), 소셜커머스를 아우르며 최근에는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 부문 거의 전영역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알리바바를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한국 진출 가능성이 최근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판매수수료가 아주 싸거나 아예 없는 파격적인 유통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의 가격경쟁이 격화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는데요. 첫째는 미국 상장을 앞두고 그룹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는 점과 앞서 지난 6월 미국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류 열풍에 한국상품 수요가 늘면서 알리페이가 국내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죠. 최근에는 국내 드라마에 간접광고 형식으로 참여하기도 했고요. 알리바바는 설립 이듬해인 2000년에 한국사무소를 세웠다가 1년 만에 철수한 과거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국내 인터넷 보급률이 높지 않았고 알리바바 역시 설립 초기라 자금부족에 따른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능했었죠. 하지만 창립 15주년을 맞은 지금의 위상은 그때와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일단 알리바바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미치는 영향력은 유통업 전반을 포함해 소비재, 택배사, 전자결제, 골판지, 병행수입 등 관련 업계 전반을 휩쓸 공산이 높습니다.

오린아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알리바바의 국내진출 영향력은 그룹의 오픈마켓이 직접 진출함에 따른 인바운드 영향과 우리 유통업체가 알리바바의 B2C 사이트인 '타오바오'에 입점함으로써 생기는 아웃바운드 영향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며 "이를 감안할 때 가장 유리한 업태는 백화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 연구원은 또 "알리바바의 국내진출 시 가장 위험한 업종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이고 전통적인 유통채널인 홈쇼핑도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백화점은 인터넷몰 비중이 낮아 가격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고 출점 한계에서 벗어나 중국에서의 사업기회를 포착할 수 있지만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은 무한 가격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국내 유통업체가 알리바바에 진출할 경우 의외의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인프라가 아직 개발 단계라 인터넷 쇼핑이 메인 채널로 성장 중이고 한국상품에 대한 선호가 확실하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워 해외배송에서 비교적 유리하다는 게 이유인데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알리바바의 공습, 확실히 예삿일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