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한복판 아파트단지에서 야생 꽃뱀이 무더기로 출몰해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에 처음 뱀이 발견된 건 지난 9월3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단지주변을 산책하던 입주민 A씨는 일명 꽃뱀으로 불리는 '유혈목이'를 발견,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A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뱀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해프닝으로 끝날 듯했던 뱀 출현소동은 추석연휴에도 계속됐다. 강서힐스테이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그 기간 잡은 뱀 수만 8마리가 넘었다. 작은 뱀에서부터 1m짜리 큰 뱀까지 크기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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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가 입수한 사진 속 뱀 또한 단지 내 분수대 안에서 유유히 헤엄을 치고 있었다. ⓒ 강서힐스테이트 입주자 인터넷 모임 카페 | ||
현대건설 측 입장처럼 실제 날씨가 궂긴 했다. 뱀 출몰 직전 일주일간인 8월25일부터 9월3일까지 4차례 비가 내렸다. 다만 3일을 제외하곤 비교적 적은 강우량을 나타냈다. 일자별 서울 평균 강우량을 살펴보면 △8월29일 6.5㎜ △9월1일 1.5㎜ △9월2일 6.0㎜ △9월3일 57.5㎜였다.
이뿐만 아니다. 강서힐스테이트와 우장산 간 거리도 만만치 않다. 강서힐스테이트와 우장산 간 직선거리는 853m로, 직선거리로 걸어도 약 13분이나 걸린다. 여기에 강서힐스테이트는 우장산과 맞닿은 곳도 아니다.
우장산 바로 밑에는 한국폴리텍1대학 서울강서캠퍼스가 위치해 있으며, 맞은편에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이 소재하고 있다. 우장산아이파크e편한세상은 2517가구 규모 대단지다. 여기서 다시 왕복 4차선 도로까지 건너야지만 강서힐스테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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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힐스테이트와 우장산 위치도. ⓒ 네이버 지도 | ||
이와 관련 우장산 인근에 아파트를 분양한 B건설사 관계자는 "입주한 직후 수년 동안 뱀이 출몰했다고 민원이 들어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거리상으로 봤을 때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의아해 했다.
또 다른 C건설사 관계자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우장산에서 뱀이 내려왔다는 민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뱀 출몰 원인이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입주민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포획한 8마리 모두 116~118동 근처서 발견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입주자 D씨는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다중시설 이용공간에 뱀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요즘에는 단지 내에서 만나면 모두 뱀 이야기를 한다. 단지를 돌아다닐 때마다 혹시나 물리진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 E씨는 "개발 초부터 소송을 비롯해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7월 입주 때부터 미분양, 추가분담금, 초교 배정 불이익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더니 이번엔 뱀 집단 출몰 소식까지 듣고 나니 집값이 떨어질까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