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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수기 잘 넘긴 택배주 '농협'에 벌벌?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9.15 15: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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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추석 대성수기를 무사히 넘긴 택배업계가 '농협발 공습'에 떨고 있다. NH농협이 최근 택배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표적인 택배주인 CJ대한통운 주가는 이달 11일부터 이틀 동안 11.2% 급락했고 한진도 같은 기간 5.3% 밀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경우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중소 택배업체 한 곳을 인수하고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택배주의 동반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단위농협을 앞세워 지역 거점을 선점하는 농협이 신선물류를 중심으로 패권을 잡을 수도 있는 만큼 업계의 긴장감은 높아가는 모양새다.

최근 택배주의 동반급락은 택배운임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지만 전문가들은 농협의 기존 거래라인과 택배사업 진출 배경을 감안했을 때 일반 택배업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진출하더라도 농축산물 유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하 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농협의 주거래 택배사인 우체국이 우편사업 적자 탓에 택배단가를 올해 2월 전격 인상한 상황에서 공기업 성격이 강한 농협이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 연구원은 "1000억원 정도를 들여 택배사 인수와 설비투자까지 마친다고 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농민과 소비자의 농축산물 직거래에만 집중할 공산이 높다"며 "택배사업에 본격 진출하려면 택배 물동량의 약 70%가 집중되는 수도권에 대형 터미널을 마련해야 하는데 1000억원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우체국택배가 최근 토요일 배송을 중단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농협택배'가 출범하더라도 일반 택배사가 아닌 기존 우체국택배 물량이 이전되는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는 얘기다. 일례로 CJ대한통운의 경우 전체 물동량 가운데 농산물 등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못 미친다.

이에 대해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기존 거래 택배사인 우체국택배 물량이 농협으로 이전돼 일반 택배사의 단가경쟁까지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농협이 기존 택배 단가보다 저렴하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우체국택배 단가가 주요 택배사보다 비쌌기 때문에 나온 것"라며 "가격 기준은 우체국택배 기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우체국택배 단가는 타 택배사보다 적게는 7.8%, 많게는 19.8% 정도 비쌌다.

한편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대한통운 주가는 전일대비 0.33% 내린 15만500원, 한진은 0.72% 빠진 3만46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