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건보공단과 대형 담배회사들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건보공단이 대형담배 제조사인 케이티엔지(KT&G),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574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 심리로 지난 12일 오후 2시에 진행됐다.
이날 공방은 지난 4월14일 건보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지 150여일 만이다.
건보공단 측 정미화 변호인은 지난 2006년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한 미 연방대법원의 조직범죄처벌법(RICO) 판결 등 해외사례를 언급하며 "과학적으로 이미 검증된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담배회사들이 외면하고 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담배회사들은 담배가 기호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며 "담배는 기호품이 아닌 공중에 대한 허락되지 않은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담배회사들이 의도적으로 중독성을 높이려고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의도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담배 연기에는 △타르 △비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 69종류가 들어있지만 담배회사들은 그 유해성을 추상적으로 경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계속해서 "건보공단은 수진자(진료를 받은 사람)들에게 지급한 급여 537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며 "향후 담배 자체의 결함이나 제조사의 불법행위를 근거로 청구액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인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는 김앤장·법무법인 세종·법무법인 화우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변론에 나섰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건보공단은 소송 자격이 없으며 이번 소송에는 많은 법률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담배로 인해 법인인 건보공단이 직접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으며 건보공단이 수진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는 법률상 배상 대상인 손해가 아닌 보험급여 지급으로 이는 건보공단 본연의 임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담배회사 측 대리인들은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 근거에 대해 "압도적 다수는 오랫동안 병에 걸리지 않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며 "흡연량과 개인의 직업, 나이, 환경, 건강상태 등 많은 개별적 요인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요인을 배제한 일괄적 수해배상금 청구는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흡연자의 90%이상이 아무 도움 없이 금연에 성공하고 있으며 금연은 개인의 자유의지에 달린 문제"라며 팽팽히 맞섰다.
재판부는 소송의 쟁점을 △건보공단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 △흡연과 폐암 등의 인과관계 △담배제조회사의 제조물 및 불법행위 책임 △손해액의 범위 등을 꼽았다.
변론을 경청한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직접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흡연과 폐암 등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담배회사에 제조물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이 있는지 등을 쟁점으로 꼽았다.
제조물 책임은 담배의 설계상·표시상 결함이나 안전성 결여에 대한 제조사의 책임을 뜻하며 불법행위 책임의 경우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한 왜곡·은폐가 있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을 말한다.
한편 건보공단과 담배회사 간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7일 오후 2시에 열리며 건보공단에 소송을 제기할 자격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