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주 예정됐던 항소심 선고기일이 일주일 늦춰지면서 조심스럽게 집행유예 가능성을 열어뒀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실형을 내렸다.
12일 오후 2시30분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 재판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휠체어에 의지한 채 자리를 지킨 이 회장을 두고 재판부는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의 건강 상태와 현재 구속집행정지 기간 중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날 "대주주로서 일부 직원들로 하여금 개인재산을 관리하게 하며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보유·양도하게 해 금융소득을 얻고 해외 계열사로부터 배당소득을 얻었음에도 세금을 포탈하고 부외자금을 만들어 장기간에 거쳐 국가 조세 정의와 국민의 납세 의무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사회적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이 회장이 보유했던 차명주식 중 일부가 경영권 방어로 보여지고 포탈 만을 위해 차명재산을 보유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등 상당한 금액의 증여와 가산세까지 모두 납부한 점 △포탈세액도 모두 납부했다는 점 △해외 계열사 등에서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거의 회복돼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 자체는 횡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특히, 부외자금과 관련해서는 공소시효 만료 전인 자금에 대해서만 재판에서 다뤄졌으며, 검찰이 주장하는 부외자금을 착복해 개인적 목적을 위해 사용했다는 주장은 유죄 의심이 가더라도 이 회장 만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첨언했다.
재판 직후, 이 회장 변호인 측은 "법인자금 횡령과 관련 우리 측 주장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에 대해 환영하고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며 "하지만 그 외 판단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CJ 측은 "수감 생활을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건강 상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경영 공백 장기화로인해 사업 및 투자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을 통해 다시 한번 법리적 판단을 구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주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고,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