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이 확정 발표된 가운데 관련주인 KT&G가 뜻밖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상안이 발표된 11일 전거래일대비 5.55% 급락하며 9만원선을 간신히 사수한 주가는 이튿날 장중 2% 넘게 추가 하락해 8만8000원대까지 미끄러졌다. KT&G 주가가 9만원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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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인상안이 시행된 이후 담뱃세에 개별소비세와 지방교육세 등이 포함되는 등 인상분 대부분이 세금 관련 항목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는 KT&G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 보건복지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담뱃값 인상 추진이 KT&G에 호재가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당히 오른 상황이고 이번 조치가 담배수요 자체를 꺾을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담배수요 급감 예상…KT&G, 득보다 실
조세재정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담배가격이 2000원 오를 때 댐배 소비량은 34%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도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판매량은 20.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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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7년 이후 최근까지 담뱃세 인상이 단행될 때마다 국내 담배시장 규모는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2009년 이후 국내 흡연율이 낮아지면서 담배시장 규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 KT&G, 신한금융투자 | ||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KT&G 주가는 담뱃세 인상 기대감이 반영된 상황으로 목표주가대비 상승 여력이 15% 미만"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진데다 내년 실적 모멘텀도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KT&G에 대해 기존 '매수(Buy)'였던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 11만원이었던 목표주가는 9만6000원으로 낮췄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정부안이 확정되면 출고가는 기존 700원 수준에서 732원 정도로 늘어나지만 가격인상폭이 커 눈에 띌 정도의 수요감소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인상 의지가 크고 KT&G 입장에서는 출고가 추가 인상이 쉽지 않아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모두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 역시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Hold)', 목표주가는 기존 12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유지했지만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한 의견도 많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안은 KT&G에게 있어 득보다 실"이라며 "담배 출고가 인상효과보다 판매량 감소율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4년 담뱃값이 기존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올랐을 당시에도 이듬해 담배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2.7% 줄었다.
박 연구원은 "실제 인상은 내년 1월부터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까지는 미리 담배를 사두려는 흡연자들의 가수요 물량이 집중될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가격 인상 부담으로 시장 위축 효과가 KT&G 실적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정부안대로 인상이 추진될 경우 KT&G의 ASP 인상폭이 미미해 판매량 감소에 따른 실적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가격인상 없이는 회사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3%, 6.0%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위기는 기회? "역발상 투자전략 필요"
이와 반대로 위기를 기회삼아 역발상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뱃값 관련 불확실성이 줄었고 업종 평균 대비 20% 할인된 밸류에이션과 3.6% 수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를 바탕 삼아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8000원, 투자의견을 '중림(Hold)'에서 '매수(Buy)'로 올려 잡았다.
한 연구원은 "장관이 언급한 담뱃값 인상의 물가연동제가 현실화되면 꾸준히 판매가격을 올릴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현주가대비 기대 배당 수익률이 3.6% 수준으로 전토적인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되면 주가 상승여력은 여전히 크다"고 부연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물가연동제 도입에 대해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KT&G를 비롯해 담배업계는 흡연율 하락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겠지만 ASP 상승 효과로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연동제가 포함될 경우 장기적으로 ASP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갖춰 점유율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11일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값당 2000원 인상하는 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와 함께 향후 물가연동제를 실시해 담뱃값을 꾸준히 올리는 안도 검토 중이다. 저부는 담뱃갑에 흡연 폐에 경고그림 부착과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 담배광고 금지 등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비가격적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법안이 발의되고 국회 본회의와 표결을 거쳐 가결돼야 공포와 시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변수는 여전하다. 국회 논의에 따라 인상폭이 1000~2000원 사이에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