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4.09.02 17:45:30
[프라임경제] "지금 일하고 있는 6명의 노인 바리스타 중 3명이 2009년 삼가연정을 처음 오픈할 때 취업하신 분들이에요. 그 정도로 일을 그만두는 분들이 적어요. 취업경쟁률이 약 100대1일 정도로 노인들의 근무의지가 대단합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노인들의 일자리 시장은 어둡기만 하다. 일자리를 통해 빈곤 문제가 해결되고 소외감과 고독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조사결과는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노인들에게 취업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지난 1일 서울 한복판에서 노인 바리스타들로만 카페를 꾸려가는 사회적기업을 '삼가연정'을 찾아가 노인일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경쟁률 100대1…바리스타 교육생들 대상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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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자 삼가연정 사무국장은 "삼가연정 바리스타 경쟁률이 100대1정도로 노인들의 취업의지가 무척 크다"고 말했다. = 이지숙 기자 | ||
김인자 삼가연정 사무국장은 "서울노인복지센터 내 취업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바리스타 교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교육을 받은 분들이 정작 취업할 카페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며 "삼가연정은 이 노인 바리스타를 직접 고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립 목적을 설명했다.
'고령자 기업'을 목표로 서울노인복지센터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던 삼가연정 '사회적기업' 제도를 알게 됐고 2012년 12월 서울시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됐다.
삼가연정에 대한 노인들의 참여는 폭발적이다. 구인 정보를 올리지 않아도 여전히 하루 수차례씩 취업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김 국장은 "경쟁률이 거의 100대1에 가깝다"며 "취업지원센터에서 배출되는 노인 바리스타가 1년에 100명정도인데 모두 취업을 희망하다보니 취업에 실패한 분들은 '언제쯤 취업이 되냐'며 문의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가연정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장기간 근무하다보니 1년에 한명을 겨우 채용하는 수준"이라며 "취업문의가 오면 다른 곳을 알려드리거나 봉사활동 등으로 경력을 쌓는 방법밖에 알려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이다"고 털어 놓았다.
◆매장 옮기며 좌절했지만…
삼가연정은 설립 당시부터 '노인 일자리 창출'로 주목받았지만 임대료와 재료값으로 카페 매출 대부분이 지출돼 수익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지만 올해 초 임대문제로 뜻하지 않게 카페를 옮기며 삼가연정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김 국장은 "인테리어 비용으로 들어간 1억원도 건지지 못한 상태에서 테이크아웃전문점인 지금의 작은 장소로 카페를 옮겨야 해 모두 좌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테이크아웃전문점으로 옮긴 만큼 장소도 협소해졌으며 커피가격도 조정해야 했다. 커피가격이 낮아진 만큼 기업 수입도 줄었다. 그렇다보니 지난해 15명이었던 바리스타는 현재 6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그는 "매출이 이전보다 30%가량 줄면서 계약이 만료된 바리스타분들과 재계약을 할 수가 없었다"며 "사회적기업인 만큼 재료는 좋은 것을 유지해야 했는데 가격이 줄어들다보니 인건비가 크게 부담이 됐기 때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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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심(68) 삼가연정 바리스타가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이지숙 기자 | ||
김 국장은 "1사1사회적기업 협약을 맺고 기업이 장소를 제공하면 삼가연정이 운영을 하는 방법으로 여러 곳과 미팅을 해봤는데 보통 기업의 지원이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에 맞춰져 있었다"며 "기업들이 노인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늘어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로 우울증·건강 회복하는 노인들 '희망'
특히 삼가연정은 노인들에게 '일자리' 외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시작하며 복용하던 우울증약을 끊고 건강이 좋아진 사례부터 삼가연정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고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는 "고령자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보니 가끔 '노인 노동착취'라며 항의 하는 사람부터 노인들이 서빙하는 것이 마음이 불편하다고 이용을 꺼리는 분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노인분들의 성취감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노인 일자리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만큼 고객들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삼가연정을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장을 옮기는 한 번의 시련으로 좌절도 했지만 언제나 근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노인들을 보며 힘을 내고 있다"며 "시련을 극복하고 좀 더 많은 분들이 근무할 수 있는 매장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6명의 직원 모두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