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선 기자 기자 2014.09.02 13:41:44
[프라임경제] 최근 들어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감정노동자로 불리는 이들은 주로 고객과의 대면 및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콜센터·백화점·병원 등에 종사하고 있고 있다. 일명 '손님은 왕', '고객을 위한 최우선' 서비스 전략방침으로 고객의 이유 없는 폭언과 폭행에도 '죄송합니다'로 일관하며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근무를 이어감으로써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의 권익과 보호를 위해 지난 7월18일 감정노동을 위한 서포터즈 발대식을 갖고 이들의 권익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를 만나 감정노동의 실태와 보호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감정노동 관리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
현대 사회는 서비스가 중요한 노동의 수단이 되면서 육체노동-정신노동에 이어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서비스 역시 중요한 가치를 산출하고, 기업의 매출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감정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서비스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되면서 적극적으로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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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선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정부·기업·소비자 등 각 분야의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 프라임경제 | ||
정혜선 교수는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지나친 불평을 하는 고객을 만나게 되면 불안, 스트레스, 우울 등의 다양한 건강문제를 경험하게 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장에서 감정노동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정노동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돼도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이러한 이유로 감정노동 분야 전문가들로 서포터즈단을 구성하고 기업을 직접 방문해 감정노동 관리를 위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진행하고자 서포터즈단이 탄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심각하면 자살까지… 건강문제 심각"
한편 정 교수는 현재 가톨릭대학교 교수이자 직업건강간호학회 회장이라는 직업상 서포터즈단을 구성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에 감정노동자들의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꼽기도 했다.
지금까지 구매를 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감정노동자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감정을 숨기면서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 맞춰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 결과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돼 일부 고객 중에서 직원들에게 무리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 교수는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고객도 발생하면서 이런 상황을 경험하는 직원들은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 우울과 불안의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신체적으로 심혈관계질환과 소화기계질환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상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직무만족도가 감소하는 영향이 발생, 이와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 경우에 까지 도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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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1년 11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진행한 감정노동자를 위한 캠페인. ⓒ 네이버 블로그 | ||
정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감정노동자들의 문제를 지켜보며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직원들도 보호받아야 하는 소중한 인적 자원인데, 지금까지는 직원들의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생각해 왔다"며 "이제는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어려움과 문제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서포터즈단은 사업장을 방문해 기업주 및 관리자에게 감정노동 관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직원들을 위한 감정노동 관리를 위해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아울러 2014년 하반기에는 콜센터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의 20여개 사업장을 방문·관리하며 오는 2015년에는 할인점과 호텔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 될 예정이다.
정 교수는 "매년 대상 사업장을 확대해 활동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감정노동을 효과적으로 관리, 고객과 근로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서포터즈단의 목표"라며 향후 포부를 전했다.
◆"사회인식 개선, 언론이 적극 나서야"
정 교수는 이러한 감정노동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감정노동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역할이 함께 어우러져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5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기업은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휴식공간과 휴식시간을 제공하고, 기업에서 직원들을 보호해 주고 있다는 인식이 들도록 직장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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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고객 역시 감정노동 근로자들을 나의 이웃으로 생각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록 소비자 문화를 개선해야 하며 전문가들은 감정노동의 사회적, 신체적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기업과 전문가의 노력과 더불어 정 교수는 감정노동 근로자 역시 고객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인터뷰 말미에 정 교수는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언론 역시 사회의 인식 개선과 바람직한 문화 조성을 위해 감정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언론이 사회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과 사례를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면 감정노동 문제를 극복하고 개선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