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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연이은 구조개편과는 어떤 관계?

승계 문제 외에도 장기적 개선 필요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9.01 15: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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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물산과의 결합이 아닌 삼성중공업으로의 흡수. 1일 윤곽을 드러낸 삼성엔지니어링의 갈 길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특히 주식시장의 반응이 극명했다. 삼성물산에는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돼 왔던 합병 시나리오 대신 다른 방향으로 문제가 풀렸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으며, 향후 이익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여기에 저가 수주에 따른 실적악화 부담을 내년까지 이어가야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을 떠안는 게 전체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따랐었다.

순환출자 고리 끊는 일련 개편과 다소 상관없는 안건?

삼성그룹의 특징 중 하나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구조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낮은 보유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하는 힘이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 이르는 3세로의 승계 과정 중 경영권을 승계 및 정리하는 수순에서는 이 구조를 지키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늘 대두돼 왔다.

특히 100일 넘게 와병 상황에 빠져 있는 등 이 회장의 건강이 나빠진 이후 이 같은 3세 구도 정리 문제는 더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삼성 주변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를 위시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지주회사 설립'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근래 많은 회사 내부 구조조정이 단행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체로 향후 삼성에버랜드를 지주 삼아 한 축은 삼성전자 중심의 삼성전자홀딩스, 다른 한 축은 삼성생명 중심의 삼성중간금융지주 출범을 전망하는 설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삼성물산은 이번 중공업·엔지니어링 개편에서 제외된 만큼 이들 두 회사 간 문제는 승계구도 개편과는 약간 벗어나 정말 순수하게 경쟁력 제고에만 방점이 찍힌 것인지 의문을 낳는 것이다.

◆'2015년' 시간표 염두 둔 해석보다 전반적 완성도가 중요?

삼성그룹 입장에서 시간이 많지 않은데, 굳이 당장은 중요하지 않은 안건을 처리한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될 수 있다. 삼성이 어쨌든 지주사라는 시스템을 택해야 할 것이라면 결국 여러 부담상 이 모든 과정을 2015년 연내에 대략 끝내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지주회사 설립 과세특례가 만료되는 시점은 2015년 12월말까지다.

그러나 이렇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행보는 향후 한층 가속화할 것이며 모든 문제가 이 그랜드 플랜의 안건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이해해도 이번 중공업·엔지니어링 문제를 전혀 생경한 시도로 볼 것만은 아니다.

일단 삼성물산은 이번 구조 개편에서는 빠졌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한 삼성중공업이 조선·플랜트 부문에 집중하고, 기존 건설부문은 분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통합한다는 다음 수순을 생각할 수도 있다. 

즉 삼성그룹의 건설 부문 사업재편이 이들 양사의 합병에 그치지 않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건설 부문을 재정비하는 쪽에 맞춰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이는 특히나 무엇보다 그간 그룹 전반의 성장을 이끌다시피 한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스마트폰시장의 성숙과 함께 성장의 둔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더 중요한 해석론이다. 

어느 한 구석도 소홀히 하기 어렵고 모두 탄탄하게 재편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본다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하는 하나의 징검다리 측면에서 이번 1일자 발표가 나왔다는 풀이가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