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를 상대로 칼을 겨누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모바일 상품권 판매와 관련해 독점적 지위권을 남용했다는 업체들의 고발건을 조사하는 것이지만 카카오가 다음과의 합병을 앞두고 '공룡기업'이 되기 직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정위 조사가 양사의 합병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메신저 '카카오톡' 서비스에 입점한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기업결합심사에 반영? 자칫 합병 무산될 수도
이번 조사는 SK플래닛, CJ E&M, KT엠하우스, 원큐브마케팅 등 모바일상품권 제공업체들이 지난달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며 관련 사안을 공정위에 재소하면서 시작됐다. 업계 측은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상품권 유통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최근 직접 상품권 판매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CI. |
당국 입장에서는 이용자 규모가 3700만에 달하는 카카오가 합병 이후 결제서비스를 비롯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경우 네이버와 쌍벽을 이루는 업계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카카오 측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기업결합심사에 해당 결과가 반영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공정위 이슈' 영향력 분석은 일러
일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로 인한 영향력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사 한 건만으로 대규모 합병 자체가 무산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영향력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인 만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29일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의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이날 공정위는 카카오에 대해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양사의 합병을 앞두고 불거진 공정위 이슈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네이버증시 |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합병 시너지로 △광고매체로서의 플랫폼 가치 상승 △검색 경쟁력 강화 △결제 및 모바일지갑을 비롯한 신규서비스 출시 등을 꼽았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간편결제 시스템인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증권 같은 신규 서비스들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에서 합병 시너지에 따른 기대감은 차차 현실화될 것"이라며 "다음의 주가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의 최근 분기성장률을 보면 10년 전 인터넷 산업 초기 포털의 성장률을 능가하고 있다"며 "양사의 합병과 신규사업에 대한 잠재력을 반영하면 목표주가 상향조정은 타당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29일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의 주가 흐름은 다소 부진하다. 이날 오전 10시15분 현재 다음 주가는 전일대비 2.6%대 하락한 16만6700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