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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브릿지그룹, 저축은행 자구안 두고 금융위와 설전

영업정지 위기에 자산운용 증여 추진, 규정 상 현실화 어려워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8.28 16: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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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여부를 두고 모그룹인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이하 골든브릿지)과 금융당국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27일 골든브릿지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45일간의 유예기간 내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5% 이상으로 높이라고 명령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 정지되고 예금보험공사의 가교저축은행이 되거나 매각이 추진된다.

골든브릿지 측은 공적자금 투입 없이 부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회사 증여 등 다양한 자구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은 규정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골든브릿지는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상화 계획안을 내놓았지만 현재로서는 영업정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적자금 없이 자체 정상화 가능, 기회 달라"

이광구 골든브릿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브리핑룸에서 간담회를 열어 저축은행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발표하며 자체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 대표는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의 부실은 2009년 상업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해당 은행이 먼저 보유했던 대출이 원인"이라며 "인수 후 고강도 구조조정과 대출심사 강화로 경영 상황이 정상궤도에 올라왔고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만 극복하면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룹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총 491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매년 꾸준한 실적을 거뒀다. 또한 인수 이후 대출금액 7200억원 가운데 부실대출 건수는 12건, 금액은 93억원으로 부실율은 1.29%다. 이는 제1금융권 평균 부실율인 1.81%보다 낮다.

이 대표는 "여러 경영지표를 볼 때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은 공적자금 투입 없이도 살릴 수 있다"며 "올해 금융당국의 정책 목표 중 하나가 기존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새로운 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는 것인 만큼 정책 기조에 맞춰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룹이 내놓은 자구안의 골자는 자회사인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을 저축은행에 100% 증여하는 것이다. 동시에 자산운용을 골든브릿지증권에 매각해 증자하는 방안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시장가치는 150억원 정도다.

골든브릿지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살리려면 경영개선명력 유예기가 45일 내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추진해야하는데 현재로서는 자산운용 증여가 가장 현실적"이라며 "다만 저축은행이 자산운용의 대주주가 되는 만큼 자본시장법과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소 140억원 필요…규정상 자구안 현실성 낮아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은 올해 3월 말 현재 BIS 자기자본비율이 -4.98%로 자본잠식 상태다. 최근 제너시스BBQ와 저축은행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며 좌초됐다. 금융회가 요구한 BIS 비율 5%를 맞추려면 최소 14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룹의 의지는 강하지만 금융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단 상호저축은행 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은 특정 회사의 지분을 15%이상 보유할 수 없다. 무상증여라 하더라도 지분을 갖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자산운용을 증권에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으로 저축은행의 증자를 단행하는 방안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골든브릿지증권이 기관경고를 받은지 3년이 안 돼 다른 금융사를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위가 금융투자업 감독규정을 일부 완화해 '기관경고'를 받은 회사가 다른 금융사를 인수할 수 없는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혀 일각에서는 골든브릿지가 수혜를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45일에 불과해 그 안에 감독규정이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골든브릿지저축은행은 골든브릿지가 2009년 상업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했으며 전남 여수와 광주에 거점을 두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자산 2172억원의 소형 저축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