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원재 기자 기자 2014.08.28 11:14:46
[프라임경제] '돈'을 가치와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부지기수의 사람에게 '금융'이란 여전히 어렵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금융시장'을 논하자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다. '돈의 융통'이 곧 '금융'이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을 '금융시장', '해당기업'을 '금융기관'으로 셈하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편해질까. 같은 맥락으로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회사 등을 먼저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프라임경제 기획 [금융여지도] 세 번째. '신한금융그룹' 리더십을 둘러싼 이슈를 조명했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한 '따뜻한 금융'이 그룹의 리더십을 어떻게 변모시킬지 궁금하다.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게 궁극적인 지향점이지만, 세계경제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어 뒷심발휘는 그만큼 중요해졌다.
저마다 수익악화를 우려하는 현재 지속 가능한 기업을 천명해 역할은 분명해졌고, 부단한 노력이 뒤따를 것도 예상된다.
한 회장은 "다른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건전성, 성장성을 이야기할 때, 신한은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수익보다는 고객, 사회와의 상생이 더욱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모든 업무에서 '따뜻한 금융'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결과만 보면 우선 합격점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미국 다운존스가 발표한 DJSI 월드(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World) 지수에 국내 금융그룹으로는 처음 편입됐다.
한동우 회장의 '따뜻한 금융'이 빚어낼 세계적인 금융 그룹의 모양이 궁금해지고 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한 회장의 리더십이 주력 계열사와 어떠한 시너지를 만들지가 관건이다. ⓒ 신한금융지주 |
그러나, 지주사 설립 이후 비금융계열의 그룹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구조가 불안한 대내외 환경에서 어떠한 시너지를 만들어낼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관전 포인트는 한 회장 말마따나 '따뜻한 금융', 그리고 고객·사회와의 '상생 궁합'이다.
◆성공적 리더십 평가에 시장환경 변수
그룹은 한 회장이 취임한 지난 2011년 3월 이후에도 무난한 실적을 이어왔다. 보다 정확히 짚자면, 불안정한 시장경제를 감안한 리더십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는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에서 경쟁사 대비 견고한 규모를 이뤘다. 비은행 그룹사 기여도 또한 마찬가지다. 한 회장 취임 3년 전 그룹의 영업이익은 지난 2008년 약 3조393억원에서 이듬해 약 2조980억원으로 하락하다가 2010년 약 3조5530억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한 회장 취임 첫해 그룹은 4조1724억원을 달성했지만, 2012년 3조1940억원, 지난해는 2조637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올해도 2분기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기조를 보이며 경쟁사 대비 비교적 성공 반열에 올랐다.
다만 그간 '따뜻한 금융'을 강조한 한 회장의 리더십 평가를 실적으로만 따지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따른다. 가령,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지주사 이하 연결대상회사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된 'K-IFRS'에 따라 신한금융그룹은 동년 연결대상회사가 82개에서 2012년 97개로 늘었다. 또, 이듬해 103개에서 올 상반기 104개로 예정돼 있다.
글로벌 경기부진도 꼽을 수 있다. 그룹은 지난 2012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1년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룹의 자료를 보면 2011년 2분기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약화됐고, 배경에는 소비와 투자 등 물가 및 경제심리 불안이 자리한다.
특히, 2012년은 유로존 재정위기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선진국 수요둔화에 따른 한국경제의 무역의존도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선진국 경기회복에 완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신흥국 경기부진에 환율 및 물가 불안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예금금리 하락이 예고된 가운데 예금에서 이탈되는 자금을 감안한다면 올해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바꿔 말하면,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성장과 신성장동력 발굴, 사업모델 차별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은 보다 중요해졌다. 이는 한 회장의 '따뜻한 금융'이 고객과 사회와 얼마만큼 궁합이 맞을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분주한 그룹사, 한 회장 리더십 후방 지원
이 때문인지 최근 주요 그룹사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 회장의 '따뜻한 금융'에 적극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한동우 회장의 '따뜻한 금융'이 빚어낼 세계적인 금융그룹의 모양이 궁금하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한 회장의 리더십이 주력 계열사와 어떠한 시너지를 만들지가 관건이다. ⓒ 신한금융지주 |
이와 함께 은행은 지난 1월 조직 개편 때 정보보안 관련, 독립적인 정보보안본부를 신설하고, 독립된 전임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를 둬 정보보안 강화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를 고객정보보호 원년으로 삼은 은행은 '고객정보 무단조회 금지'와 '고객정보 유출방지'를 2대 핵심과제에 선정하기도 했다.
올 3월부터 고객신뢰회복 경영체제로 전환한 신한카드도 '완전판매'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신한카드는 고객정보 활용 최소화 상품 출시와 '불완전판매행위' 근절, 임직원 대상 민원체험방을 설치해 고객보호 의식 고취는 물론, 고객 불만 원인을 제거하고 있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보보호 영역 전문인력 보강과 임직원 정보보호 교육 강화 등 IT 시스템 구축 강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투자도 기존 '투자자보호센터'를 '금융소비자보호센터'로 확대 개편해 투자자 편의와 보호에 주력하면서 직원평가 제도를 개편하고, 고객자산관리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생명도 고객 불만 '제로(0)화'를 향해 노력 중이다. 생명 또한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정보주체의 피해구제를 위해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고, 매월 컴플라이언스 실천주간을 운영해 전 조직원의 의식을 제고한다.
2015년까지 리더십 구축을 마무리하고 이후 세계 수준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신한금융그룹이 계획된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는 한 회장식 '따뜻한 금융'의 뒷심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