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82년과 1983년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출범 이후 프로스포츠에 열광하고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프로야구는 2009년 600만 관중 시대를 맞았고, 2010년엔 누적 관중 1억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는 스포츠'가 발전하면서 '직접 즐기는 스포츠'도 덩달아 느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프로스포츠 정책이나 시설,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돔구장 건설이 시급하다는 얘기는 허구연 프로야구해설위원이 입버릇처럼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 시구 당시에도 허구연 해설위원이 돔구장의 필요성을 거론했지만 구체적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는데 현실은 국내스포츠 팬들의 염원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2013년 12월에 완공된 기아 타이거즈의 챔피언스필드를 제외하고 한국 프로야구 구단의 5개 구장들은 주로 1970~1980년대에 지어져 수용인원은 대략 2만여명 정도다. 미국 평균 수용인원에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각 구장의 시설도 낙후되고 규모도 협소하다.
메이저리그 소속팀들의 경우 팀 자체가 하나의 클럽 또는 기업으로 인식돼 운영되지만 한국은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수익구조를 가져 구단들은 많은 어려움을 토로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좋은 구장은 더 많은 관중을 끌어들일 수 있고, 덩달아 선수들의 활약도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프로구단은 구단 소유의 전용구장 또는 전용 임대구장이 없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홈구장을 위탁, 허가받아 사용하고 있다. 입장료의 일부만이 구단에 귀속돼 구단 입장에서 볼 때 수익성이 미약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프로구단보다 경기장 사용조건이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선두권을 달리는 LA 에인절스는 구단이 구장의 모든 수익원을 확보하고 경기장도 32년의 장기계약 하에 쓰고 있다. 텍사스레인저스도 구단이 주차장부터 표지판, 야구 외 이벤트 수입의 100%를 가져가도록 돼 있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도 경기장의 운영권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체제로 변환할 필요가 있다. 홈구장의 입장료, 매점, 주차장 등 다양한 경기장 내 수입을 지자제가 아닌 구단이 소유하자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메리너스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의 경우 메이저리그 구장들 중 가장 뛰어난 기술력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비시즌 중에도 활발하게 하루 두 차례씩 경기장 투어 및 여러 이벤트들로 야구시즌이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팬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세이프코필드는 생일을 맞이한 어린이를 구장 내 VIP룸에서 생일파티, 전광판에 생일문구 삽입, 더그아웃 및 필드에서 시간 보내기 등 여러 가지 이색 이벤트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국 구단들은 비시즌에는 선수들의 개막전 미디어데이와 봉사활동이 하루 정도 있을 뿐 여타 행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 구단들이 지자체와의 장기계약이 아닌 일일 구장사용료를 내는 식으로 구단을 이용하고 있어 특별한 행사를 마련하기가 부담스럽다.
지난해 △삼성 △LG △NC △넥센 △두산 △롯데 △한화, 프로야구 7개팀의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을 낸 구단은 두산뿐이었다. 모든 구단이 평균적으로 연 100억원에서 150억원 사이의 적자를 보는 실정이다.
2015년 시즌부터 KT위즈가 1군에 합류함에 따라 프로야구는 10개 구단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프로구단의 수와 더불어 국내 프로야구 팬들도 늘어나는 만큼 스포츠스타, 기업 그리고 구단이 서로 노력과 협력을 통하여 구단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가 구단의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그룹으로부터 '벌어봐야 얼마나 벌겠냐, 이기기나 하라'는 핀잔을 들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프로구단들을 홍보수단이 아닌 사업모델로 보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프로구단들이 자체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1980년대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현재 국내프로구단들의 운영 방식을 구단과 기업이 혁신적인 마인드로 개선해 실력 있는 국내선수들을 지원하고, 늘어나는 스포츠팬들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필요하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문화레저스포츠마케터 / 저서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외 / 국립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