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4.08.27 16:45:05
[프라임경제] 국내시장에서 소형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예전에는 고가 중형 수입 세단이 높은 판매를 이뤘다면, 요즘엔 20~30대를 중심으로 구매력이 커진 젊은 층의 소형 수입차에 대한 갈망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형 수입차 대표 '폭스바겐 골프'는 젊은 층에게 큰 관심사다. 여기에 최근 고성능 모델인 GTD까지 등장하면서 폭스바겐 골프의 입지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란 투리스모 디젤(Gran Turismo Diesel)' 약자인 GTD는 강력한 성능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골프 '디젤 스포티 퍼포먼스 카'다. GTI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출력 디젤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지난 수년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디젤 마니아층을 거느려왔다.
특히 신형 골프 GTD는 현재까지 출시된 골프 디젤 차량 중 가장 강력한 성능에 GTD 최초로 블루모션테크놀로지도 탑재되면서 적용된 스포츠카 성능과 컴팩트카의 연비를 동시에 갖췄다.
과연 골프 GTD가 어떤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시킬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코스는 경기 일산 라페스타에서 출발해 △자유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거쳐 수원역을 왕복하는 총 130㎞에 해당하는 거리다.
◆차별화된 골프 디자인 DNA…한층 넓어진 실내공간
폭스바겐 GTD(이하 GTD)는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칼로 베어낸 듯한 면과 선들을 구성됐다. 전체 디자인은 일반 골프와도 유사하며, GTI와 비교해도 조금 얌전한 느낌이 들 뿐 큰 차이는 없다.
GTI 토네이도 라인과 차체 정면에 위치한 허니컴 라디에이터 그릴이 GTD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여기에 3개의 블랙 에어로 다이내믹 슬랫과 프론트 스포일러 하단에 새롭게 탑재된 블랙 스플리터, LED 전방 안개등은 날카롭고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전 세대에 비해 한 차원 높은 감성을 제시하는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블랙 헤드라이너, 블랙 필러 커버 및 화이트 백그라운드 조명으로 스포티하면서도 독창적인 느낌을 풍긴다. Ⓒ 폭스바겐 코리아 |
물론 GTD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LED 주간 주행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라이트에서부터 그릴을 관통하는 스트립은 GTI의 레드라인이 아닌 그레이&크롬 스트립을 사용해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강조했다. 전·후면에 장착된 GTD 배지 외에도 프론트 사이드 패널에도 GTD 고유 엠블럼이 추가됐다.
측면부의 경우 새롭게 디자인된 리어스포일러로 인해 루프 부분이 더욱 길어 보인다. 측면에서도 LED 주간주행등과 리어 라이트 윤곽이 드러나 전체적으로 길어진 모습을 강조됐고, 17인치 쿠리티바(Curitiba) 알로이 휠은 GTD만의 독창적인 룩을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후면부 디자인 중에서는 리어스포일러와 LED 리어 램프, 그리고 싱글 배기구 등이 핵심 포인트다. 무엇보다 풀 LED 램프가 적용된 리어램프는 자연스럽게 골프 디자인에 녹아들면서 단정하면서 다이내믹한 인상을 준다.
실내 디자인은 전 세대에 비해 눈에 띄게 넓어진 공간에 한 차원 높은 감성을 제시한다. 전체적으로 블랙 헤드라이너, 블랙 필러 커버 및 화이트 백그라운드 조명이 스포티하면서도 독창적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3-메탈 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힐은 꽤 만족스런 그립감을 제공하며 탑승자를 꽉 잡아주는 GTD만의 시트는 더욱 심플해지고 향상된 효율성을 보인다. 물론 수동 시트인 탓에 처음 맞추기는 어렵지만, 한번 맞추고 나면 장시간 운전에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MQB 플랫폼을 적용한 GTD는 인체공학적 설계 외에도 높은 수준의 적재공간을 갖췄다. 60대 40 분할이 가능한 뒷좌석 시트는 앞으로 접으면 1558mm 길이의 적재 공간이 생긴다. 트렁크 용량도 이전보다 30L가 늘어난 380L며, 바닥도 100mm가량 더 낮출 수 있다.
◆낮아진 차체에 진화된 XDS, 탁월한 안정성 물론 역동성까지
차세대 4기통 TDI 엔진을 장착한 신형 골프 GTD는 이제까지 출시된 골프 디젤 차량 중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면, 디젤 특유의 묵직한 배기음과 진동이 온몸에 울려 퍼진다. 다른 독일산 디젤차들의 차분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특별한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스포츠 서스펜션으로 튜닝된 골프 GTD는 최고속도 영역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코너링에서는 역동성과 함께 뛰어난 밸런스를 제공한다. Ⓒ 폭스바겐 코리아 |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량은 부드럽게 질주했다. 100km/h에 위치하던 속도계는 어느덧 140km/h를 지나 180km/h대까지 안정적으로 가속했다.
GTD 최고출력은 184마력(3500~4000rpm)으로, 이전 세대 대비 14마력 증가했다. 더불어 무려 38.7kg·m에 이르는 최대토크는 1750~3250rpm 사이의 폭 넓은 회전 범위에서 유지됐고, 제로백(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 시간)도 7.5초에 불과했다. 최고 속도는 228km/h다.
GTI보다 3kg·m가량 높은 토크 수치는 GTI보다 1인치 작은 17인치 휠과 만나 상대적으로 운전자에게 주는 가속감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와 함께 듀얼 클러치 방식 6단 DSG 변속기와 더불어 GTD 처음으로 폭스바겐 친환경 기술 '블루모션 테크놀로지'가 접목되면서 16.1km/L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CO₂배출량도 121g/km으로 까다로운 유로 6 기준을 충족한다.
실제 시승을 마친 이후 측정한 실 연비는 15.5㎞/L. 극심한 정체와 함께 급가속하는 구간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만족할 수준이다. 무엇보다 DSG 미션과 잘 어우러진 GTD는 굉장히 부드러운 엔진 회전 질감을 선사한다.
또 스포츠 서스펜션으로 튜닝된 GTD 차체는 일반 골프 대비 15mm 더 낮아져 최고속도 영역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코너링에서는 역동성과 함께 뛰어난 밸런스를 제공한다.
이에 보태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더욱 진화된 XDS 플러스(전자식 디퍼런셜 록) 시스템으로 더욱 향상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XDS 플러스는 코너 진입 시 과도한 속도 탓에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경우, 안쪽 휠에 추가 제동력을 발생시켜 코너를 안정적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가격(4240만원)이 단점으로 꼽힌다. 비록 고성능 차량이지만, 소형차 가격이 국산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보다 비싸며, 수입차 BMW 3시리즈와도 비교해 얼마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골프 GTD는 도심에서의 데일리 스포츠카의 느낌으로 활용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차량이다. 비록 체구는 작아도, 차량을 구성하는 요소인 파워트레인과 차체, 실내, 조향, 그리고 제동 등에 있어 교과서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과연 DTI와 함께 골프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GTD가 향후 수입차 시장에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