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가 27일 외환은행의 신용카드부문 분사를 승인함에 따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외환카드 분사 본인가 안건을 정례회의에 상정해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분할과 외환카드가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금융위는 외환카드의 영업계획, 인력·조직 운영의 타당성 등이 은행법과 여신전문금융업상 인·허가요건을 충족했으며 2차에 걸친 금융감독원 현장점검을 통해 고객정보가 보관된 전산시스템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외환은행은 지난 5월 금융위로부터 분사 예비인허가를 받은 뒤 7월1일을 분할등기 예정일로 계획했지만 6, 7월 정례회의에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하나SK·외환카드 통합…중위권 카드사 경쟁 치열
외환카드 분사가 3개월 만에 금융위의 본인가를 받으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하나SK카드 합병작업도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9월 중 금융위에 외환·하나SK카드 통합 인·허가를 신청하고 연내 두 카드사를 합병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런 만큼 카드업계 순위 하위권이였던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으로 중위권 카드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해졌다.
이날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4.6%, 외환카드는 3.2%며, 두 카드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시장점유율이 약 8%까지 상승해 롯데카드, 우리카드 수준의 중위권 카드사로 성장 가능해진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 후 3년 뒤에는 연간 약 750억원 규모의 비용절감 효과와 약 870억원 수준의 시너지 수익 창출효과 덕에 매년 약 1600억원의 수익 개선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지주는 2015년까지 통합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두 카드사의 합병으로 시장점유율 7.8%의 우리카드와 6.8%의 롯데카드까지 세 카드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롯데카드는 고객들의 불만사항 중 하나였던 카드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애며 고객 민심잡기에 나섰고 우리카드는 상품 2종 출시로 가나다 브랜드 상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
다만 해결되지 않은 외환은행 노조와의 갈등은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7일 금융위의 외환카드 분할 인·허가에 대해 '하나지주에 대한 특혜'라고 비난하며 향후 카드통합과 관련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동안 외환카드 분사가 하나SK카드와의 합병을 전제로 하는 만큼 극렬히 반대해왔다. 노조는 지난 22일 외환카드 분할 인가신청을 반려할 것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에 제출했으며 26일에는 헌법재판소에 외환은행 직원 5000여명과 함께 '카드분할 효력정지 가처분' 및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출했다.
이날 금융위의 외환카드 분할 인·허가 발표 후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외환카드 분할은 처음부터 하나SK카드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주기 위해 시작됐다"며 "하나SK카드 부실해결을 위해 외환은행의 건전성과 영업력, 수익력은 엄청난 타격이 입게 되는 것이 바로 외환카드 분할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위는 하나지주의 카드사업 경영실패를 덮어주려고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직원 및 고객 권익을 희생시켰다"며 "노동조합은 카드통합과 관련 외환카드와 직원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