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외환銀 '통합이사회' 연기했지만 '대화·소통' 뒷전?

밖으로 '소통'위한 '비전캠프' 안으로 통합 찬성 '정신교육' 우려

김병호 기자 기자  2014.08.27 11:33: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대한 이사회가 연기되며 경영진은 대화와 소통을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은행 측의 '찬성' 압박은 계속돼 '대화'와 '소통'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이 심각한 상황이다.

김근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한국외환은행지부 위원장은 27일 최근 하나·외환 조기통합과 관련해 직원 측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양행의 조기통합을 둘러싼 은행 측의 부당노동행위가 현재까지도 지속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외환은행 경영진은 일부 부점장들에게 사내 인트라넷에 조기통합에 찬성 의견을 드러내는 글을 올리도록 강요하고 있으며, 안으로 대화와 소통이 아닌 압박만이 계속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직위를 이용해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부점장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통합 찬성에 대한 글을 올리도록 지속적인 압박이 계속된다는 역설이다.

그는 "수많은 부점장들은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괴로워하고 있다"며 "본인의 양심까지 배신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대화와 소통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지속되는 강압적 행위에, 글을 올리도록 강요받은 부점장들은 조합 측으로 연락을 취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첨언했다.

이 밖에도 외환은행 직원들을 불러 모은 뒤 조기통합 찬성에 대한 의견을 강요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미 반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던 직원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본점에 들어와 임원과 본부장들에게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이다.

사측에서는 직원들과 '비전캠프' 연수를 계획하는 등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직원들은 앞과 뒤가 다르다는 반응으로 이마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비전캠프라는 것이 직원들과의 일대일 대화인데,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경영진들과의 대화는 일방적인 상황이며, 부담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이러한 불편함을 대변하고 있는 노조와는 대화하지 않고, 유리한 위치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와 관련 한 외환은행 직원은 "비전캠프에 직원들을 몰아넣고 '삼청교육대'식의 '정신개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말로는 대화와 소통을 떠벌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연수도 아닌 비전캠프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