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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허리보호대가 '약골 허리'만든다

김준석 일산하이병원 척추센터 과장 기자  2014.08.25 11: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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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몸짱열풍'의 시작과 함께 운동인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피트니스클럽을 가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바벨과 덤벨을 들며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을 볼 수 있다.

탄탄하고 건강한 몸매를 만들기 위한 열망 탓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를 외모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운동인구의 증가는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히 근력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비만을 예방하고 근육과 근섬유를 발달시켜 체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심부근육을 강화해 요통이나 각종 관절질환의 유발가능성을 낮추고 노화로 인한 근위축(근육소실)을 방지할 수 있다. 재활치료에 있어서도 웨이트트레이닝은 회복기능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이 때문에 현재 젊은 20~30대 청년층은 물론 노화가 시작되는 중장년층도 자신의 체력과 운동능력에 맞게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근력운동 중 고쳐야 할 한 가지 습관이 있다. 바로 무거운 바벨이나 덤벨을 들 때 사용하는 허리보호대의 사용이다. 오랜 시간 근력운동을 한 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데드리프트(서서 무릎을 편 채 역기를 허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동작)'나 '스쿼트(어깨에 역기를 올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하체운동)'처럼 하중이 큰 바벨을 들 때면 허리보호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복부와 요추근육을 지지해 운동 중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문제는 피트니스클럽의 허리보호대는 추간판이나 허리 및 옆구리 근육과 골격을 보호하는 효과가 미비한 편이며 심지어 척추질환을 유발하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바로 '발살바 효과(Valsalba effect)' 때문이다. 발살바 효과는 복압이 일시적으로 급상승하는 현상으로 갑자기 힘을 쓸 때 횡경막이 수축하고 복근이 단축되면서 흉부압력과 복압이 함께 올라가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보호대가 복부를 압박할 경우 복압은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이 증가하고 늘어난 압력으로 추간판의 디스크가 탈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발살바 효과로 인한 탈장, 뇌혈류공급장애, 기립성 혈압저하,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 때문에 과거 디스크수술을 받았던 사람은 물론 현재 요통이 있는 사람 등은 오히려 허리보호대를 가능한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허리가 구부려 질 경우 요추가 굴절되면서 디스크가 후방으로 탈출될 확률이 더 커지기 때문에 고중량의 웨이트트레이닝은 피하고 대신 걷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통해 척추기립근을 강화한 후 운동을 하는 것이 재발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장기적인 보호대 착용은 척추주변의 근육을 약화시켜 약골 허리를 만들 수 있다. 보호대에 의존하면서 정작 기립과 신체활도에 필요한 근육이 점차 퇴화되기 때문이다.

척추질환 입문서로 잘 알려진 '맥납의 요통(Macnab’s Backache)'에서도 장기적인 허리보호대착용은 오히려 요통환자의 척추기립근과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웨이트트레이닝이 발달한 미국이나 유럽의 피트니스전문가들도 비슷한 이유로 이미 수년 전부터 허리보호대의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허리 근육이 어느 정도 발달하면 보호대 착용 없이 운동을 하는 것이 허리 외에 다른 신체부위 근육의 협응력을 높이고 부상위험도 줄일 수 있다.

만약 운동 후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하더라도 급성요추염좌(허리 삠)를 제외하고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질환의 대부분은 신경학적 변성이 나타나기까지 이렇다 할 전조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평소 허리나 목 관절 등에 한 달 간격으로 통증이 3~4회 이상 규칙적으로 나타나거나 노동이나 운동 같은 육체 활동이 없어도 통증과 불편이 있다면 일단 허리디스크 소인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에 심한 통증이 있고 관절이 딱딱하게 굳은 것 같아 움직이기 힘든 '조조강직'이 있다면 더욱 확실하다.

이때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다행히 최근에는 MRI/CT 촬영과 이학검사 등을 통해 디스크의 미세한 파열이나 탈출도 조기발견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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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로 확진이 된다고 하더라도 수술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통상 허리디스크수술은 마미총증후군(배변장애 및 회음부 감각저하)이 감지되고 보행에도 문제가 생겼을 때 고려된다.

즉, 수술이 필요한 디스크환자는 소수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디스크환자는 보존적 치료나 감압신경성형술, 신경가지치료, 감압도수치료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호전 가능하다.


김준석 일산하이병원 척추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