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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어려운 다섯 가지 이유①

사망 2명·중경상 6명…기둥균열 알고도 40여일간 '쉬쉬'

박지영 기자 기자  2014.08.22 1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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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2롯데월드타워 저층부 상가동 임시개장 여부를 놓고 롯데그룹과 시민단체 간 팽팽한 입장차가 여전하다. 한 쪽은 "서울시에 공을 넘긴 만큼 제 손을 떠났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이해할 만한 원인규명을 요구하며 "조기개장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동안 제기돼 왔던 제2롯데월드 이슈를 시간대별로 되짚어 봤다.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작년 2월. 핵심뼈대인 7번 메가기둥에 발생한 균열이 최초 발견시점부터 4개월이나 지나 세간에 알려지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총 8개로 구성된 메가기둥은 지상 123층(높이 555m) 제2롯데월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는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도 적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감리사인 한미글로벌은 2012년 10월25일 작업지시서를 통해 '메가기둥 안전성'을 지적했다. 당시 한미글로벌은 롯데건설 측에 "메가기둥 9층 철골 용접부위 콘크리트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며 "균열 부위가 심각한 수준이므로 설계사·감리단 등과 용접방안을 협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안전 '뒷전'인 롯데야심작

이 같은 지적에도 롯데건설은 한 달이 넘도록 안전진단을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건설은 일련의 사건을 보고받은 지 40여일 만에 구조물 진단업체 S사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물론 공사는 그동안에도 계속됐다.

  8층 7번 메가기둥에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은 최초 인지시점에서 40여일이나 지나 정밀진단에 나섰다. 사진은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 = 박지영 기자  
8층 7번 메가기둥에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건설은 최초 인지시점에서 40여일이나 지나 정밀진단에 나섰다. 사진은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 = 박지영 기자
더욱이 롯데건설은 균열에 대한 안전성 정밀검사가 아닌 설계도면 토대의 추가공사 작업에 대한 진행 여부를 S사에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균열원인을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는 하지 않고, 층수를 올리는 것에 대한 검사만 받은 셈이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것도 이때쯤이다.

이후 꺼진 줄로만 알았던 안전불감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건 지난해 중순이다. 6월25일 오후 2시52분경 제2롯데월드 공사장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인부 1명이 추락사한 것.

당시 소방당국에 따르면 43층에서 작업을 하던 김모씨는 타워크레인이 운반하는 거푸집 발판을 타고 이동하던 중 저울추가 떨어지면서 발판과 함께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21층에서 작업하던 인부 5명도 발판 잔해물에 맞아 찰과상을 입었다.    

추락사 원인 제공은 롯데건설 측에 있었다. 이때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은 재해조사 의견서를 통해 "제2롯데월드 사망사고는 자동상승거푸집(ACS) 벽체 지지부에 매립된 앵커(거푸집과 벽면 연결장치) 불량시공 및 상태 미확인이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2롯데월드로 인한 사고피해는 인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엔터테인먼트동 11층에서 거푸집 해체작업을 하던 중 길이 2m×굵기 5㎝ 쇠파이프가 50여m 아래로 추락해 지하철 잠실역 지붕을 파손시키고, 지나가던 행인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놀이공원 아닌 '노동자 무덤'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갖가지 사고는 올해도 계속됐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관리가 '땜질식 미봉책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올 2월16일 오전 12시쯤 제2롯데월드 47층에 위치한 컨테이너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설자재 일부를 태우고 25분만에 진화됐다. 불은 철재로 만들어진 용접기 보관함 내부에서 발생했다. 다행히 이날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사고는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 일어났다. 4월8일 오전 8시18분경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인부 황모씨가 냉각수 배관기압 점검 중 고압으로 튄 배관뚜껑에 이마를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황씨는 6.6㎡ 남짓한 공기조화실에서 혼자 냉각기 배관 이음매를 점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황씨는 건물 지하 6층부터 지상 12층 옥상까지 연결된 냉각기 배관에 문제가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배관에 ㎠당 7kgf 고압공기를 주입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길이 30㎝×지름 30㎝ 짜리 철제뚜껑이 고압에 의해 튀어 오르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안전사고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안전사고의 경우 대처할 방법이 있지만 원인 모를 석촌호수 수위저하와 지하침하·싱크홀 현상은 손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찾아내 더 이상의 피해를 원천봉쇄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석촌호수 수위저하와 지하침하·싱크홀·교통난 문제를 차례대로 되짚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