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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노조 탄식 "잘못했는데 책임지는 사람 없다"

금감원 제재심의 결과 불응, 관계당국·경영진 맞서 더욱 강력한 투쟁 돌입

나원재 기자 기자  2014.08.22 12: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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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22일 새벽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결과에 우려를 표하면서, 더욱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지부는 그간 주전산기 교체 등 사건·사고와 관련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의 사전 중징계 통보에도 불구, 각종 로비와 꼬리 자르기에 금융위원회와 감사원까지 개입하면서 웃지 못할 상황이 돼버렸다고 평가했다.

정당한 소명과 재검증에 따른 것이라면 환영할 일이지만, 로비설과 외압설에 이어 의혹만 증폭시키면서 감독기관의 조사권과 징계권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KB금융 징계수위 경감에 따른 후유증이 존폐의 논란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것. '대한민국의 금융이 죽었다'고 봐도 될 정도라는 게 KB지부의 주장이다.

앞서 금감원은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게 주전산기 교체를 포함해 각각 신용정보법 위반과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을 이유로 지난 6월 사전 중징계를 통보한 바 있지만, 이날 '주의적 경고'의 경징계를 결정했다. 최종 결정은 최수현 금감원장이 하게 된다.

이와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는 임 회장이 지주 CIO가 은행 이사회 안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전산시스템 변경은 내부 마찰 등으로 지주 회장이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행장도 내부 통제에 허점을 드러낸 책임이 있지만,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점을 고려해 경징계가 결정됐다. 도쿄지점 부실 대출도 이 행장에게 책임을 묻는 데에 무리가 있다고 봤다.

KB지부가 이를 가만히 지켜볼리 만무하다. KB지부는 이에 대해 한 마디로 "잘못은 했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고 딱 잘라 꼬집었다.

   금융노조 KB지부가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실망감을 표하고, 보다 강력한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KB지부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 대해 직무 정지 가처분과 업무상 배임, 손해 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 금융노조 KB지부  
금융노조 KB지부가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에 실망감을 표하고, 보다 강력한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KB지부는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 대해 직무 정지 가처분과 업무상 배임, 손해 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 금융노조 KB지부
관계당국이 명확한 증거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지만,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불충분일 뿐 범죄행위가 없었다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KB지부는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조작은 있었으나, 가담여부가 불분명하다면 이는 수천억원대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최고경영자가 업무를 해태히 한, 직무유기를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일갈했다.

금감원에 대해 KB지부는 또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면서 경영업무를 실질적으로 중단시키는 동시에 수개월간 제재심의를 끌며 경영공백을 가속화시킨 것은 물론 징계 경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으로 KB의 갈등과 혼란을 증폭시켰다고 강조했다.
 
KB지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물어 감독당국과 제재심의위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은 물론, 회장과 은행장에 대해 직무 정지 가처분과 업무상 배임, 손해 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소송으로 시시비비를 다시 가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대대적인 활동으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로비와 정치적 타협의 승리를 느끼며 화색을 감추고 있을 회장과 은행장을 대상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