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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건설근로자 생활안정 지킴이 '1666-1122'

친절함·상담사 간 화음·근무태도 중시…"한 가족이란 마음으로"

하영인 기자 기자  2014.08.21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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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 "저는 평생을 건설업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해온 사람입니다. 딸을 시집보내야 하는데 금전적인 어려움 때문에 힘들던 순간 퇴직공제 제도를 알게 됐어요. 상담사분의 친절한 설명 덕에 퇴직공제금을 받아 딸의 행복한 결혼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지난 1998년 설립된 건설근로자공제회(이사장 이진규·이하 공제회)는 퇴직공제금 지급사업을 주 업무로 기금운용, 고용훈련, 취업지원 등 사업을 통해 건설근로자들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쓰는 기관이다. 
 
이에 전문용역업체 제니엘(대표 박인주)이 위탁 운영하는 건설근로자공제회고객센터(센터장 박경옥·이하 공제회고객센터)에서는 퇴직공제금 적립내역 확인을 비롯해 △퇴직공제금 지급 관련 상담·서류접수 △EDI 신고방법 문의·원격상담 △복지사업 등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 안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건설근로자공제회 내 자리 잡은 공제회고객센터의 박경옥 센터장을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한 가족 '건설근로자'…전 지역 홍보버스 운영
 
유독 겨울철을 포함해 비가 오는 장마철이면 공제회고객센터 전화기가 쉴 새 없이 울린다. 날씨 영향으로 일을 쉬거나 휴식기를 맞은 건설근로자들이 그간 참아왔던 궁금증 해소를 위해 고객센터를 찾는 경우가 늘기 때문.
 
공제회고객센터에 가장 많은 문의는 건설근로자공제회 주력사업인 퇴직공제 제도와 맞물려 근로자의 퇴직공제금 적립내역과 퇴직공제금 청구 관련 업무다.
 
   건설근로자공제회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업무를 진행 중인 모습. 공제회고객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서비스를 지원한다. = 하영인 기자  
건설근로자공제회고객센터 상담사들이 업무를 진행 중인 모습. 공제회고객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서비스를 지원한다. = 하영인 기자
"직장인은 나중에 일을 그만두면 퇴직금, 연금제도가 있지만 건설근로자들은 노후가 되도 책임져 줄 회사가 없어요. 이에 국가에서 규정한 기준에 맞는 건설근로자 회사를 대상으로 하루하루 출근 시 일정금액을 적립해주도록 하고 최소 252일 이상 근무하신 분들이 퇴직 시 퇴직공제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박 센터장은 3년 이상,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 건설근로자도 많지만 대부분 1년 미만을 근무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말을 이었다. 
 
"건설업은 만 60세 이상, 퇴직한 경우, 사망 등 세 가지 중 한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해요."
 
공제회고객센터 상담사 가운데는 아버지가 건설 일용직인 경우도 있으며, 건설근로자들 모두 가족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다. 
 
공제회에서는 퇴직공제 제도를 모르는 건설근로자들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문자나 우편으로 얼마나 적립되고 있는지 알림서비스를 지원하고, 전국 각 현장마다 홍보버스를 운영 중이다.
 
◆악성민원 관리 '블랙컨슈머' 센터장 이첩 시스템
 
"저는 항상 이 3가지를 강조해요. 첫 번째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불친절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사원들 간에 불협화음 만들지 말 것' 마지막으로 '근무태도'를 꼽지요."
 
   박경옥 센터장은 매일같이 상담사들과 구호를 외친다고 말했다.  
박경옥 센터장은 매일같이 상담사들과 구호를 외친다고 말했다. "업무를 정확하게, 미소는 친절하게!"
이를 위해 사원 간 유대관계가 돈독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전 직원이 도시락을 싸와 함께 먹으며 매월 △팔씨름대회 △비빔밥데이 △빙고게임 등 소소한 이벤트로 즐거운 현장분위기를 유도한다.
 
아울러 정확한 업무처리를 지향하는 공제회고객센터는 매일 직무교육과 친절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월 1회 시행하는 직무평가에서는 평균 90점대를 웃돈다. 
 
특히 악성민원에 대한 대처법을 묻자 박 센터장은 공제회고객센터에서는 성희롱, 폭언 등 블랙컨슈머의 경우 센터장에게 이첩하는 시스템으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저는 사원들이 10분 이상 통화를 못하게 해요. 내담자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길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그럴 경우 제가 대신 응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감정싸움이 되면 상담사들이 힘들어할 수 있어요."
 
이어 박 센터장은 "건설근로자분들이 거칠 것이란 인식이 크지만, 사실 순박한 분들이 더 많다"며 "더군다나 법률에 의거해 도움 주는 업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대화를 좋게 마친다"고 말을 보탰다.
 
또한, 그는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인물로 전무이사를 꼽았다.
 
"매월 두 번에 걸쳐 이경철 공제회 전무이사님이 고객센터 상담사들과 점심식사를 하시면서 현장의 힘든 상황을 청취해주세요. 이런 관심과 애정에 저희들은 돈으로 보상할 수 없는 심리적인 보상을 느낍니다. 이로 인해 사원들 스스로가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도 이런 분이 계셨으면 합니다."
 
인터뷰 말미 공제회고객센터를 이끌어갈 그의 계획을 들었다.
 
"건설근로자들은 스스로 사회적 소외계층이라 인식하고 있는데 공제회라는 공공기관을 통해 소속회사는 없어도 그분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공제회 업무에 최선을 다해 협력할 계획입니다."
 
한편, 최근 공제회에서는 남구로역 인력시장 근처에 구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방문상담센터이자 건설근로자들의 쉼터로써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