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8년 1월부터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가 변경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0일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현행 '점수제'를 사고위험을 반영하는 '건수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1989년에 도입된 현행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는 자동차사고 크기에 따라 점수를 매겨 차등할증하는 방법이며 이는 과거 사망사고 등 인적사고가 빈발해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적인 목적으로 시행됐다.
금감원은 25년이 경과한 현재 물적사고 비중이 증가하는 등 자동차 사고 상황이 크게 변화된 만큼 보험원리에 충실하게 제도를 고쳐 사고위험에 부합하는 보험료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보험료 할증기준 '사고 크기'에서 '건수'로
금감원의 제도 개선안은 우선 보험료 할증기준이 사고의 '크기'에서 '건수'로 변경된다. 사고 규모와 상관없이 사고가 발생하면 동일한 부담을 매기는 것으로 1회 사고는 2등급, 2회 사고부터는 3등급 할증하는 구조며 연간 최대 9등급까지 할증될 수 있다.
물적사고의 경우 현재는 첫 사고일 경우 할증이 되지 않고 2번째 사고부터 할증됐으나 앞으로는 첫 사고 때 50만원 이하는 1등급 50만원 초과 때는 2등급이 할증된다. 2회째 사고부터는 금액과 무관하게 3등급이 할증된다. 대인, 대물 등 여러 보장종목에서 보험금이 지급되는 복합사고는 1건으로 평가해 2~3등급만 할증되도록 했다.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는 무사고기간은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 1년간 사고를 내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한편, 금감원의 이번 제도변경으로 전체 운전자의 20.4%를 차지하는 사고자들은 보험료가 현재보다 오를 예정이다. 사망사고, 복합사고는 현재보다 유리하며 잦은 사고 및 일부 물적사고는 고객에게 불리하게 됐다.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체 차량대수 1만4021대 중 무사고 비율은 79.6%였으며 1건 16.9%, 2건 2.9%, 3건 이상이 0.6%를 차지했다. 현행 점수제 대비 제도변경시 할증보험료 증가율은 1건 4.3%, 2건 16.4%, 3건 이상 30%다.
반면 사고자의 보험료가 오른 만큼 전체 운전자의 79.6%를 차지하는 무사고자의 보험료는 평균 2.6% 인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되는 총 인하규모는 2300억원이다. 금감원은 제도 변경 후 할증보험료가 증가된 만큼 무사고자의 보험료를 인하해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동일한 수준이 되도록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6년부터 2년간 사고건수제가 시행될 경우 적용될 할증보험료를 사고자에게 참고하도록 안내할 것"이라며 "제도변경으로 안전운전에 노력하는 무사고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해 사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할증폭탄으로 손보사 배불린다" 주장도
한편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가 손해보험사들의 이익만 늘리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통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액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를 올리고 누적되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자비처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자동차보험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경미한 사고임에도 과다하게 할증시켜 결국 소비자의 자비처리를 유도할 것"이라며 "이번 개선은 할증보험료 부담을 늘려 보험업계만 배불리는 불합리한 제도로 특히 생계형 운전자는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절대 변경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자비로 사고를 처리하는 사례 증가 우려에 대해 그동안 공청회 등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소액 물적사고자의 할증수준을 완화한 만큼 자비로 사고를 처리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공청회 당시 소액 물적사고에 대해 첫 번째 사고 발생 때 동일하게 3등급을 할증하려 했으나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1회 사고 중 50만원 이하 물적사고는 1등급 할증, 초과 사고는 2등급 할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