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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풍문접수] 포스코특수강 매각, 험난하지만 매력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경영능력 첫 시험대, 노동계 반발이 관건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8.19 10: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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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포스코특수강이 2년여 만에 증권가 이슈메이커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2012년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좌초된 이후 최근 중견 철강기업인 세아베스틸로(001430)의 매각추진설이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세아베스틸에 대해 포스코특수강 인수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회사는 "인수를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지요. 이에 업계에서는 매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노동계 반발, 업계는 매각성사에 무게

일단 사고파는 양측 사이에서는 별다른 잡음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지만 졸지에 '포스코패밀리' 간판을 떼일 처지인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을 비롯한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센 상황입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 세아홀딩스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 ⓒ 세아홀딩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이유인데요. 실제 1997년 포스코특수강의 전신인 삼미특수강이 포스코계열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들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전례가 있거든요.

18일 한국노총 경남본부와 포스코특수강 노조 관계자 등 노동계 인사 50여명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특수강 매각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차저차 매각성사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될 것 같지만 업계는 결과적으로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철강업계의 지각변동이 심상찮은 상황에서 포스코 역시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고 세아베스틸 역시 이를 마다할 처지가 아니니까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철강산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최근 국내 업체 간 자발적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동부제철은 동부특수강을 산업은행에 팔았고 동국제강은 자회사인 유니온스틸과 합병을 검토 중입니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할 경우 국내 철강산업은 기존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베스틸의 삼각편대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아베스틸의 모그룹인 세아그룹 입장에서는 그룹의 성장과 입지를 가를 중요한 사안이지요.

현재 추정되는 매각대금 규모는 1조~1조3000억원 상당입니다. 특히 노동계가 매각철회를 요구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는 세아베스틸이 매각대금을 지불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상철 포스코특수강 노조위원장은 전날 회견에서 "인수에는 1조~2조원이 들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아베스틸은) 자본금 여력이 안된다"며 "직원들이 피땀으로 일군 알짜기업을 기업규모도 한참 아래인 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매각대금 1조3000억원, 지불능력 있나?

세아베스틸의 사세는 정말 포스코특수강에 훨씬 못 미칠까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회사의 국내 특수강봉강 시장점유율은 47.6%, 고부가가치 재료로 꼽히는 고급합금강 점유율은 57.6%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1130억원, 영업이익은 1440억원을 달성했고 순이익은 1040억원을 올렸지요. 이에 비해 포스코 특수강은 같은 기간 매출액 1조3170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은 225억원에 그쳤군요. '포스코' 간판을 떼면 최근 매출과 이익률은 세아베스틸이 훨씬 앞선다는 얘기입니다.

또 세아베스틸은 세아그룹의 손자회사로 세아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가 68.7%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입니다. 세아홀딩스는 올해 36세의 그룹 3세 이태성 상무가 32.05%의 지분을 갖고 있고 이밖에 친인척과 계열 장학재단이 총 83.99%의 지분율을 장악한 오너경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눈에 띄는데요. 세아베스틸의 인수대금 납부 능력을 높이 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세아그룹은 계열사들이 대부분이 안정적인 배당성향으로 유명한데 세아베스틸의 경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200원(배당성향 19.0%), 900원(26.9%), 900원(29.3%)의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이는 회사 주가를 단단하게 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요.

작년 3월 부친 이운형 세아홀딩스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이태성 상무는 그룹 최전선에서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제철과의 자동차 전방산업 경쟁을 우위로 이끌기 위해서라도 이번 매각작업은 중요한 상황입니다. 젊은 오너의 갈등 봉합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