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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담배소송, 법정 공방 본격 돌입

흡연 개인 선택· 책임 vs 과거 담배소송 논리, 시대 흐름 역행

추민선 기자 기자  2014.08.19 09: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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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미국에서는 주정부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60조원의 보상합의(MSA·Master Settlement Agreement)가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1996년), 연방정부가 RICO(조직범죄처벌법·the 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s Act) 위반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에서는 담배회사의 위법행위가 적시된 1700페이지에 달하는 글래디스 케슬러(Gladys Kessler) 판결이 선고됐다.(2006년)

#2. 지난달 18일에는 장기간의 흡연으로 사망한 폐암 환자의 유족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배회사인 R. J. Reynold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담배회사에게 약 24조원의 징벌적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하 건보공단)과 담배 3사와의 '담배소송' 공방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지난 4월14일 담배회사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제조사 포함)를 상대로 537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내·외부 변호사로 소송대리인단을 구성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건보공단에 피소된 담배회사들 모두가 소송대리인을 통해 지난달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9월12일 14시 첫 변론기일을 지정함에 따라 건보공단과 담배회사들 간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오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담배회사들은 답변서에서 "지난 2014년 4월10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담배의 결함이나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판단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며 "건보공단이 직접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음에도 다른 정치적인 이유로 무리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담배연기에 포함돼 있는 화학성분이나 유해물질의 인체에 대한 정량적인 측면에서의 유해성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며, 따라서 담배에 존재하는 유해성의 정도는 사회적으로 허용된 위험의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담배의 중독성과 관련해서도 "흡연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개인의 의지로, 누구나 자유의지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며 "암모니아 등의 첨가물을 통한 유해성 및 중독성을 증가시킨 사실도 없을 뿐 아니라,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렸고 이미 소비자들은 각 시대별 의학적·과학적 수준을 반영한 언론보도를 통해 그 유해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소송을 수행하고 있는 법무지원실 안선영 변호사는 "각 쟁점별 주장 및 반박에 대해서는 오는 9월12일 PPT를 활용한 변론 과정에서 정리될 것"이라며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담배회사들의 답변은 우리 국민들이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안 변호사는 담배회사들의 주장과 같이 담배에 사회적으로 허용된 최소한의 유해성 밖에 없다면 굳이 세계보건기구가 흡연의 폐해로부터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라는 국제조약까지 마련해 규제하는 이유와 미국 담배회사에게 24조원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최근의 판결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계속해서 "향후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변론을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보공단은 "이번에 제출된 담배회사들의 답변내용은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들이 주장했던 논리와 동일하다"며 "이후 미국에서도 MSA와 판결 등을 통해 상황이 변화되었음에도 과거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전 소송 과정을 공개하고 관련 정보들을 공유함으로써 국민들이 함께 공감하는 국민적 소송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