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하루가 다르게 우리 주변에 개인사업장이 생겼다. 또 하루가 지나면 그 자리에 다른 점포가 생긴다. 오늘날의 우리 이웃들의 자화상이다. 세상이 어려울수록 몸을 사려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서민들에게는 작은 장사라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 앞길이 막막하니 말릴 수가 없다.
중산층 이상은 그나마 안정적이고 위치가 있어 시기를 저울질하며 버틸 수가 있지만 서민에게는 하루하루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관망할 수가 없다. 그래서 모두들 불안하지만 무가지를 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할 만한 것을 찾는다.
선택과 결정의 희비가 있지만 대개 마른 눈물을 닦고 만다. 망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국민 중 소상공인들이 가지고 있는 빚이 무려 1억원을 육박했다고 한다. 소상공인들의 출신이 대개 회사원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한 조직에서 오랜 세월 몸담은 곳에서 나온 회사원들이 두려운 마음에 이전과 전혀 다른 생계의 수단으로 장사로 선택한다. 그런데 그 선택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조급한 것이다. 달마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은 있으나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마음이 좌불안석이다.
이처럼 당장 나갈 돈은 많은데 퇴직금으로 얼마나 버틸 것이며 금융회사에 맡겨 돈 좀 부풀리려 해도 예전만큼 이윤이 나오지 않는다. 재테크를 하자니 그것도 한물간 아이템으로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특별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 음식점이나 커피숍, PC방, 휴대폰 가게 등 손쉽게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택하여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뼈 속까지 상인들도 지금 시국엔 다들 힘들어해 나자빠지는데 막 들어온 뭣 모른 신입생은 열정과 의지만 있을 뿐 대개 경쟁대상에도 밀려나거나 운영미숙으로 얼마가지 않아 망하고 만다.
그렇게 거금의 퇴직금과 목돈을 날린 사람들이 다시 일선으로 다시 재취업을 한다. 망한 가계로 인해 빚잔치를 하고 있으니 또 다시 취업전선으로 나가게 된다. 늘어나는 대출이자와 당장의 식비를 위해 일선에 나간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가 않다.
얼마 전까지 자신이 차려놓은 점포에 직원으로 들어가거나 다른 영세사업장에 일손으로 들어가 팔자에도 없는 생고생을 한다. 더욱이 그들이 들어간 신장개업의 점포들의 대다수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막나온 퇴직자들이 만든 신장개업 점포라는 것이다. 조금 있으면 곧 자신의 처지가 될 예비생들이다.
이렇게 우리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선 상가들의 모습들은 제각기이지만 사정들은 한결같다. 예전보다 통신과 정보의 발달로 막연하게 시작하지는 않지만 크게 차별함이 없는 비슷한 품목과 아이템으로 시작한 장사의 한계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서울 대로변은 물론이고 작은 골목상권도 채 1~2년을 넘기지를 못하는 곳이 허다해 좀 오래된 소비자들이 간만에 방문했을 땐 동네분위기를 낯설어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영업과 판매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길거리로 나 앉은 모습의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깊은 한숨이 사방팔방 들려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이 초기자본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돈을 빌려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는 점이다.
그 중 일부는 아예 자기자본 없이 막연하게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 현재 대한민국의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는 부도 및 신용불량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들어온 가게를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접고 나가니 한 자리에서 많게는 수십 억 원의 빚이 발생하는 웃지 못 할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개 이렇게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들의 동기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트렌드와 주류를 읽었으니 가능하리라는 결론으로 출발을 하지만 사실 보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 다름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에게만 손실의 책임을 부여할 수 없는 것이 자영업의 흥망성쇠는 국가의 경쟁력과 총생산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줘 경제 불황의 큰 원인을 제공하여 종래엔 전체국민에게도 손실로 돌아오게 되기 때문이다.
어디 한곳에만 얼룩이지고 구멍이 났다고 해서 무관심 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가 없다. 가깝게는 그 주변, 멀게는 반대편의 입장의 사람들도 분명한 어려움으로 멀쩡할 수가 없다.
지금도 골목 어느 한 켠에서 부푼 희망을 가지고 값비싼 자재로 공사를 하고 있는 창업인들이 늘어나고 그 반대편에서는 셔터를 내리고 눈물로 점포임대라는 종잇장을 붙여놓는 양극의 모습을 볼 수 가 있다.
속된 말로 현재 소상공인들의 9할 이상이 죽지 못해 장사를 하거나 빚 때문이라도 접을 수가 없어 겨우 연명하듯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탁상행정으로 몇몇 대학의 교수들이 전문가랍시고 떠드는 이야기로 아이템과 운영시스템의 폐업의 원인과 진단을 거론하지만 적절치 못하고 뻔한 소리일 뿐 그들도 막상 창업을 해보면 답이 없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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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단순히 경제 불황으로 일어나는 사회현상으로 저들을 보지만 말고 저들의 폐업이 곧 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죽어가는 소상공인들의 해법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