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회사를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해야 할 이 회장이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만큼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이어 검찰 측은 "이 회장의 횡령 금액에 대해 대부분 회사에 변제한 사정이 있다"며 "CJ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으로 문화사업을 통해 한국 문화를 수출하고 대한민국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경제에 기여한 바는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검찰 측은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에 CJ가 있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존립 근거는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에 있다"는 제언을 보탰다.
검찰 측은 영화 '명량'을 인용해 기업 건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순신이 왜구를 물리치러 가면서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며 싸웠는데 이는 물질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건전한 정신과 불굴의 투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이 회장 변호인 측은 부외자금 횡령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부외자금 횡령을 인정한 원심 판단은 대법원 판례에도 반해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는 것.
아울러 변호인 측은 "검찰이 먼저 조성횡령으로 기소했다면 이에 대한 입증책임을 해야 하지만 전혀 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CJ주식 매각현황 자료 등을 통해 이 회장이 사적용처에 개인재산을 사용한 것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첨언했다.
또 변호인 측은 이 회장의 건강 악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신경안정제를 투여하고 있다"며 "이 회장 신문을 철회하고, 대신 제출된 신문 사항을 참고자료로 대신할 수 있게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종변론에서 이 회장은 "재판장님, 살고 싶다. 살아서 내가 시작한 문화사업을 포함한 CJ의 여러 미완성 사업들을 반드시 세계적으로 완정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것은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고, 또 길지 않은 내 짧은 여생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내 건강과 내 책무, 내 진정성을 깊이 고려해 최대한의 선처를 간곡히, 간곡하게 간정한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게 내 잘못이고, 모두가 내 불찰이고, 내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면서도 "다만, 사실관계와 내 진정성을 잘 살펴 억울함이 없게 해달라. 임직원에게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주길 바란다"고 말을 더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환자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휠체어를 타고 서울고등법원에 출석했다. 한눈에 봐도 상당히 야윈 모습의 이 회장은 현재 몸무게가 50kg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내달 4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