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가 효성 계열사 대표를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해 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트리니티'와 '신동진'이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대주고 주식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들에 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혔다는 것인데요.
조 변호사가 지난해 2월 효성 주식을 팔고 떠난 지 1년 반 만에 언론에 노출된 상황에서 이번 고발사건의 당사자는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최현태 대표지만 다음 화살은 자연스럽게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최대주주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에게 겨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 최근 한 일간지가 조 변호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 조 변호사가 효성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고소, 고발의 배경을 밝혔는데요. 조 변호사가 회사의 불법행위를 바로잡으려 하자 사실상 회사에서 쫓겨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사를 나온 이후에도 사측에서 불법행우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효성은 이 기사에 난색을 표했는데요, 기사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상당수 있고 조 변호사 측 입장만 담겨진 편중된 기사라는 지적입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효성 측에 확인 취재를 하지도 않았다고 조목조목 반박하더군요.
최 대표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되는 대로 따르겠다는 설명입니다.
기자는 현재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조 변호사의 홍보대행사 책임자를 수소문해 연락을 취했습니다. A커뮤니케이션 B대표였는데, 그와의 전화통화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미국에 거주한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재 호주에 머물고 있다네요.
조 변호사는 '법무법인 현'에 소속됐지만 일을 잠시 쉬면서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는 중이라고 합니다. 어린 자녀를 학교에 태워다주고 데리러 가는 등 소소한 삶을 살고 있다네요.
B대표는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여러 언론사가 조 변호사에 관심을 갖고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를 정중하게 사양하는 중이랍니다. 이번 일간지 서면 인터뷰 기사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수차례 계속된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사양하는 대신 한 문단 정도의 짧은 메시지를 전했다는 설명인데요. 호주에 머무르며 가끔 일 때문에 한국을 찾을 때도 홍보대행사에 조차 정확한 일정을 알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입국 며칠 전 "언제 무슨 일로 한국에 갑니다"라는 정도의 통화만 이뤄질 정도로 매사에 꼼꼼하고 조용한 일처리를 선호하는 조 변호사가 대대적으로 형제를 겨냥해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는 게 조금 의아했습니다.
재벌 안에서 개혁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나선 조 변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 재벌 개혁을 위한 순교자라고 치켜세우기도 하고, 다른 편에서는 형제와 아버지를 겨냥한 것을 짚어 재벌가의 패륜아라고 칭하기도 하네요. 극과 극의 반응이죠. 그래서인지 조 변호사 당사자의 진짜 의중이 매우 궁금합니다.
직접 얘기를 해보지 않고서야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호주에 있는 조 변호사에게 오늘도 이메일을 띄워볼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