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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기조 유지… KB금융 '임영록-이건호' 중징계 나올까?

14일 제재심의위원회 이목 집중, 노사 관계 '책임론' 두고 분위기 냉랭

나원재 기자 기자  2014.08.14 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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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B금융그룹 내 회장과 은행장에 대한 금융감독원 징계가 여전히 갈피를 못 잡을 것으로 보였지만, 제재심의위원회가 두 달여 끌어온 지지부진한 상황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수순에 따라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내홍을 겪는 그룹의 상황도 일단락된다. 그러나 노사 간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최근 투쟁의 강도를 높인 노조의 주장은 여전히 뚜렷하다. 갈등의 종착지에서 기다릴 결과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도 그만큼 쉽게 눈길을 거둘 수 없는 형국이다.

주전산기 교체와 개인정보 유출로 내홍에 빠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14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도 중징계 사전 통보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임 회장에 대해 주전산기 교체와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물었고, 이 은행장에는 도쿄지점 부실 대출과 전산기 교체를 징계 사유로 들었다.

◆민감한 향후 거취… 금감원도 부담

가장 주목할 대목은 이들에 대한 향후 거취 문제다. 현재 임 회장은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은행장도 이런 문제에 무척이나 예민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앞서 지난 6월 제재심의가 시작된 이후 두 달여간 최종 징계를 끌어온 금감원이 사전 통보 이후 불분명한 태도를 여전히 이어간다면 되돌아올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형국에 최종 결정의 가능성은 커진 셈이다.

다만 제재심의위원회 민간위원이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위원회 내 9명 인원 중 5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민간위원이 6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 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 대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14일 결정날 전망이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이를 두고 현재 사측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KB국민은행지부  
KB금융그룹 내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에 대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14일 결정날 전망이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이를 두고 현재 사측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KB국민은행지부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전 중징계 통보에서 벗어나 경영권을 유지하더라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뒷말이 새나오는 상황이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바라보는 변수는 또 다르다. 지난 11일부터 명동 KB금융그룹 본점과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천막농성과 출근저지 투쟁을 시작했지만, 이날 중징계 결정은 또 다른 국면을 이끌 수 있다. KB국민은행지부는 농성과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부 관계자는 "지난 7일 오전 KB금융그룹 명동본점 집회 이후 자리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고, 오후에는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도 천막농성에 돌입했다"며 "현재로써는 일련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기조에 변한이 없다"고 맗했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노조, 진흙탕 싸움 비유

7일 명동본점 집회 당시 노조는 △관치금융 철폐 △복지축소 저지 △2014년 임단협 투쟁 승리를 결의하면서 지난 5월 지주사와 은행 경영진, 이사회 사이 갈등으로 촉발된 경영진 퇴진 투쟁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노조의 주장은 기업문화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경영을 맡아야 한다는 것.

노조는 이와 함께 주인의식이 사라지고 금고 안의 돈을 진짜 돈으로 보는 것도 병폐로 꼽았다.

노조 관계자는 "감사원과 청와대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고, 온갖 로비가 만연하다"며 "회장과 은행장 둘 다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KB를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고 일갈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타깝게도 모든 정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고 있는데, 금융산업을 죽이는 일이다"며 "빵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정말 KB를 살리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노조는 "단순히 다른 업체 직원이 돈 없다고 정보 빼내 팔아먹었다는 게 팩트지만, 넓게 해석하면 예전부터 중요한 일에는 내부 직원에게 맡겨야 한다"며 "비용절감 차원의 아웃소싱 등이 근본적인 이유로, 관리를 더욱 강화시켜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들 경영진의 사과와 사퇴를 계속 요구했지만,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안타까운 점으로 꼽았다. 그간 불거진 일련의 문제에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주전산기 내용은 행위 당사자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지주 CIO나 은행의 어떤 감사나 혹은 내부 임원들 스스로 알아서 의사결정을 하고 회장이 빠져있지만, 주전산기는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며 "두 당사자 간 진흙탕 싸움이며, 두 사람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지만 깨끗이 해결된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