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초 한국GM은 위기와 혼란에 휘말렸다. 모회사인 제너럴모터스(이하 GM)가 지난해 12월 한국GM에서 만든 쉐보레 브랜드 자동차를 더 이상 유럽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 이에 따라 한국GM은 상반기 내내 '수출 부진' 및 '철수설'에 시달렸다.
여기에 한국GM은 정부의 자동차 안전 및 환경기준 강화에 따른 개발비 부담을 이유로 지난해 6월 다마스·라보 단종을 발표, 작년 말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한국GM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스파크와 말리부 디젤 등을 앞세워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한국GM은 내수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10.4% 증가한 7만1958대를 판매했고 2004년 이후 11년 만의 상반기 기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올해 통상임금이 국내 완성차업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노조 측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전격 수용키로 하면서 별 무리 없이 합의에 도달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그간 생산을 멈췄던 경상용차의 생산과 판매가 재개될 예정인 만큼 상반기 상승세를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생산 손실 우려 '통상임금' 파격제안
한국GM은 지난달 31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협상을 타결했다. 지난 4월23일 노조와의 첫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23차례 교섭을 벌인 끝에 최종 마무리하게 됐다.
노조가 '2014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률은 54.7%. 합의안에는 올해 3월1일을 기준으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안이 들어있다. 또 기본급 6만3000원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650만원 지급(타결 즉시) △성과급 400만원 연말 지급 △차세대 크루즈 군산공장 생산 계획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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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 창원공장 내 다마스·라보 차체공장. 국내 유일 경차 혜택을 자랑했던 다마스와 라보는 지난해 말 생산이 중단됐지만, 고객들의 단종 철회 요청에 따라 관계부처와의 협의 끝에 일부 기준을 유예 받아 재생산이 결정됐다. ⓒ 한국GM | ||
이어 "올해 임단협 타결은 협상의 종료라기보다는 대립이 아니라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제 우리 회사의 미래 전략인 'GMK 20XX – 경쟁력 &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우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국GM 임단협 교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사측이 먼저 통상임금 확대 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을 겪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GM은 임단협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엄청난 생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통상임금 확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호샤 사장은 지난달 7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파업은 우리 모두의 고용 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생산물량의 추가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한국GM 모회사인 GM은 전 세계 160여개 공장의 경쟁력과 생산 안정성을 평가해 생산물량을 배정하고 있는데, 파업을 하게 되면 물량배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더군다나 한국GM 생산물량은 올해 초 유럽시장에서의 쉐보레 철수로 작년 상반기 대비 30%가량 이미 줄어든 상황이다.
물론, 한국GM 역시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통상임금 시행 시기를 두고 노사 간 엇갈린 입장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서로의 의견을 한 발짝씩 양보한 이들은 임단협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마무리하면서 생산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소상공인 '든든한 동반자' 다마스·라보 재생산
한국GM은 정부의 환경과 안전 규제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단종된 다마스와 라보 생산을 지난 11일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했으며,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차량 출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더욱이 이들 차량 재고가 모두 소진된 지난 4월부턴 판매가 중단됐던 만큼 누적된 대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일반 화물차의 푸드 트럭 구조 변경이 합법화되는 것도 다마스와 라보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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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은 창원공장에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하기 위해 차체 공장 등 전용 생산 설비를 새로 마련했으며, 환경과 안전 기준을 만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품성능을 개선할 방침이다. ⓒ 한국GM | ||
하지만 한국GM은 지난해 생산원가와 투자비 회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들 차량에 대한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마진이 거의 없는 저렴한 모델인 동시에 정부가 추진 중인 안전 및 친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한 추가 설비투자도 감당해야 했던 이유에서다.
결국 한국GM은 다마스와 라보에 대한 단종 결정을 내렸으며, 이에 소상공인 단체들은 재생산을 요구하는 등 정부에 관련 규제 유예를 요청했다. 계속되는 민원으로 정부는 올 1월 두 차종에 대해서 각종 규제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국GM은 창원공장 내 4400㎡ 규모 면적에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하기 위한 차체공장 등 경상용차 전용 생산 설비를 새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0여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됐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두 차종에 대한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신속하게 생산라인을 갖추고 부품 수급을 완비해 양산 계획을 앞당겼다"며 "고객에게 한층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고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안전·환경 기준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