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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화장실 청소와 인권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8.14 11: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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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진은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내부 사진입니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는 최근 한류 행사인 케이콘이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죠.
     
   미국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내부의 남자 소변기. = 임혜현 기자  
미국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내부의 남자 소변기. = 임혜현 기자

배관이 있는 걸 보니 물을 쓰는 샤워장? 답은 '남자화장실', 더 정확히는 '소변기'입니다. 보통은 각자 사용하는 하얀 소변기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있는 풍경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저 곳은 웬 길고 커다란 통 하나만 있죠. 

네, 저 길게 놓인 통을 따라 남자들이 나란히 서서 소변을 보는 것입니다. 적나라하게 용변 장면이 드러나는 것인데, 남자들끼리 뭐 어떠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쩐지 좀 당혹스러운 생각이 들었는데요. 바로 청소 문제에 생각이 미친 것이죠.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남자화장실에 여자 청소원들이 드나드는데, 저런 구조면 청소는 정말 대단히 곤란했을 겁니다. 다행히 세계적으로 보면 여자 청소원이 남자화장실 청소를 맡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 정도라고 하는데요. 사실 꼭 저런 구조는 아니어도 용변 과정이 아무래도 좀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여자 청소원들이 드나드는 건 사용자로서는 불편한 일입니다.

여자 청소원들 역시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끼지만 생계 탓에 '인권' 등 불만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겠죠.

다행히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환경미화원법' 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기엔 공중 화장실이나 목욕탕 등 성별로 구분해 이용하는 시설의 환경미화업무는 같은 성(性)인 사람이 맡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앞으로 이 법이 실제로 통과될지 기대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