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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전우애의 의미 '전투식량' 지금은?

이윤형 기자 기자  2014.08.13 16: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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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6일 집 근처 대형마트를 둘러보다 과거에 익숙했던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군 복무 시절 훈련 때마다 먹었던 '전투식량'이었는데요. 양치할 시간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우걱우걱 밀어 넣던 '그것'과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군용식품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마트에 진열된 모습은 처음이라 일반 식품들 사이 한켠에 자리잡은 군용식품이 꽤나 어색하더군요.
 
   대형마트 식품 코너에 군용식품인 '전투식량'이 진열돼 있다. = 이윤형 기자  
대형마트 식품 코너에 군용식품인 '전투식량'이 진열돼 있다. = 이윤형 기자
군용식품은 지난해 4월부터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인기 상승과 맞물려 군대에 대한 남성 소비자들의 추억과 여성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상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방송에서 보였던 다양한 군대 물품에 관심을 갖기도 했는데요. 업계에서는 군용식품은 물론 '반합' '밀리터리 방수시트' 등 군 관련 상품까지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롯데마트는 작년 7월4일부터 잠실점, 서울역점 등 30개 점에서 반합과 밀리터리 방수시트를 판매했는데, 출시 5일 만에 각각 150개, 50개가 판매됐으며, 작년 6월 중순부터 판매한 군용 야전 침대와 비슷한 '밀리터리 레저침대'는 당시 300여개가 팔려나갔습니다.
 
전투식량은 원래 군인들이 훈련 중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식량으로, 최소한의 준비만 갖춰도 먹을 수 있고 유통기한도 매우 길다는 장점 때문에 캠핑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식으로 만들어진 이런 제품들이 '영양적인 면에서까지 우수할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아울러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음식들은 빠르고 간편한 것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어느덧 즐겨먹는 한 끼 식사가 되며, 새로운 식품군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어 식사문화도 점점 삭막해지고 있진 않나 우려도 됩니다.
 
옹기종기 모여앉아 전우애를 다지던 '전투식량'이 시중에 판매되면서 간편함과 옛시절을 떠올리는 추억, 그리고 경험해보지 못한 호기심에 각광 받는 것도 좋지만 현대 사회에 무미건조한 음식으로 남지 않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