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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결정적 순간, 강한 면모가 더욱 돋보인다

한 순간에 빛나는 '월드클래스'의 위엄, 투자자 능력치도 천지차이

하상현 우리투자증권 부산중앙지점장 기자  2014.08.11 09: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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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후폭풍으로 홍명보 감독과 협회 임원이 줄줄이 사임하는 곡절을 겪었다.

기대를 모았던 대표팀의 참담한 결과는 우리가 보유한 자원 중 가장 유효한 자원의 최대치를 끌어 모아 빠른 시간에 조율해 최상의 성적을 달성하는 작업에 실패했음을 뜻한다.

실패의 원인이야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선수 선정의 패착이다. 이른바 '의리' 논란이 불거지며 잡음이 들리더니 간판 공격수는 제대로 된 공격포인트 한 번 없이 실망만 안겼다. 누군가는 파벌주의라는 고질적 병폐가 도진 것이라 했고 대수술이 필요한 것만은 확실했다.

축구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긴장감을 떨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은 늘 도마 위에 올랐는데 이는 과도한 긴장감에 따른 심리적 위축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메시나 호날두의 경우 골대를 앞둔 결정적인 순간 오히려 긴장은커녕 더욱 파괴적으로 우아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그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이 존재했다는 듯 자신감 있는 몸놀림과 슈팅은 그들이 왜 최고의 선수인지 명확하게 증명한다.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에 도달한 사람은 실력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문제는 긴장에 대처하는 자세며 그 순간의 컨디션이다. 그것이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변수다. 많은 이들이 평소에는 괜찮은 성과를 내면서도 정작 결정적일 때 일을 그르치곤 한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이 '평범'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월드클래스의 반열에 오른 뛰어난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다르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 결정적 순간에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과 달리 월드클래스는 오히려 순간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긴장감은 내게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긴박한 순간을 직면하고 싶다. 연습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긴장감을 느끼면 오히려 기쁘다. 긴장감이야말로 게임의 재미니까."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의 말이다. 그가 다시 "이건 그냥 게임이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게임보다는 인생이 중요하다."라고 덤덤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긴박한 상황에서 긴장감을 떨쳐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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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능력이란 보다 넓고 큰 시각으로 승부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고비마다 침착하게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이다.

흔들리는 지수 앞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보다 넓은 시야로 거시적인 경제 상황을 살필 때 우리는 진정한 투자자로 나설 수 있다. 내가 매수한 종목이 잠시 하락하더라도 위축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결정했다면 선택의 결과를 감내해야만 한다. 인생은 계속되고 주식시장은 내일 또 열린다.

하상현 우리투자증권 부산중앙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