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8.10 10:36:02
[프라임경제] 외국인에게 그저 한류 연예인 공연을 보고 가는 자리가 아닌, 한국 문화와 기업들의 종합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들은 '한국 브랜드'에 젖어들어 충성도 높은 진정한 한류 팬으로 거듭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이번에는 4만 미국인이 그 확률의 주인공이 된다.
한류를 테마로 문화 및 서비스, 제품 마켓이 결합된 컨벤션 형태의 페스티벌인 'KCON2014'가 9일(이하 모두 각 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개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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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ON을 찾아온 인파. 입장을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 = 임혜현 기자 |
KCON은 한류에 열광하는 해외 팬들을 현지로 직접 찾아가 팬들과 소통하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한류의 산업화를 이끌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자는 전략으로 기획됐다.
◆콘서트로 끌어들인 고객, 한국 종합 브랜드 체험에 빠지다
9일 저녁 Mnet'엠카운트다운' 공연이 펼쳐져, 1만5000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채 미국 팬들을 열광시켰다. 이틀간 편성된 공연의 출연진을 보면,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를 모으는 한류 스타들이 핵심 인력으로 편성됐음을 알 수 있다. 첫날인 9일에는 GD·아이유·빅스·틴탑, 이튿날 10일에는 소녀시대·씨엔블루·방탄소년단·정준영 등이 그 주인공이다.
자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이 공연장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터뜨리고, 한국어 가사를 목청 높여 따라 부르며 열광하는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특히 관객의 80% 이상이 한인 교포가 아닌 미국인으로, 한류 열풍이 미국 사회에 깊숙하게 파고들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KCON 전면에 이 같은 연예인들의 모습이 화려하게 부각된다고 해서, 문화 및 예능 콘텐츠가 전부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KCON의 진면목을 놓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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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ON은 세계 한류 팬들이 한류 스타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산업 전반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게 유도하는 컨벤션 비지니스의 새 모델이다. 올해 KCON의 핵심 행사인 엠카운트다운 공연에는 소녀시대와 아이유 등이 참여한다. 사진은 엠카운트다운 참여에 앞서 팬미팅을 가진 아이유. ⓒ CJ E&M |
이미 언급했듯 컨벤션 페스티벌인 KCON은 집객 효과가 큰 콘서트를 매개로 한류 콘텐츠와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제품을 체험하는 컨벤션을 융합시킨 유기적 모델이다. 단발성 행사를 넘어서서 한류에 더 빠져들게 하고 관심을 유발하며, 한국의 기업 관련 체험까지 해 한국의 문화와 산업 전반을 사랑하게끔 유도한다. 즉 한국에 대한 종합적인 브랜드 체험을 제공한다는 것.
엔터테인먼트와 기업의 마케팅을 융합, 한국 브랜드에 대한 종합적인 체험의 장을 만든 글로벌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예로, 이를 위해 CJ는 매년 막대한 시간과 인력, 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참여기업 지난해 대비 1.5배 증가
한류 문화 콘텐츠의 파워를 다양한 경제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고자 2012년 KCON을 처음 개최한 CJ의 의도는 매년 성공 역사의 페이지를 갱신하고 있다. 첫해에 소규모 테스트 버전임에도 1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으며, 이후 매년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하며 미래 한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년 KCON에 참여한 기업은 무려 114개. 지난해에 비해 1.5배가 늘어난 것이다. 한류 매출효과가 큰 뷰티, 패션 등 라이프 스타일 제품 관련 기업은 물론, 한국의 식품 기업, 항공사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도 역시 이틀 동안 현장에 마련된 100여개의 부스는 북새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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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투호(통 안에 화살을 던져 넣는 게임)를 경험해 보는 미국인. = 임혜현 기자 |
비빔밥 만들기를 체험하는 K-푸드 쿠킹 클래스와 한국의 음식 샘플링, K-POP 스타들의 메이크업과 패션 스타일을 따라잡는 스타일링 클래스 등 다양한 한류 따라하기 체험 이벤트가 진행돼 미국인들의 눈과 귀와 입을 사로잡았다.
특히 중소기업청 및 동반성장위원회와 손잡고 KCON에 36개 국내 중소기업들이 참여, 한류와 연계해 미국 젊은 고객들에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점이 이채롭다.
토니모리, IWORLD 등 여러 중소기업 부스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구매를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로 미국인들의 인기를 누렸다.
이는 한류가 문화 영역만의 이슈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키워드로 확장됐으며, 일부가 수확물을 점유하는 대상에서 중소기업으로까지 효과가 확장되는 낙수효과의 '공공재'가 됐음을 방증한다.
◆e스포츠 추가, 면모 '일신우일신'
이번 KCON에는 또한 e스포츠가 새로 추가돼 더욱 풍성한 한류 콘텐츠를 선보였다. 2000년 세계 최초로 게임 전문 방송국인 온게임넷을 개국해 e스포츠 문화를 창조한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게임 문화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발빠르게 반영한 셈이다.
실제로 9일 현장에서는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이 팬들과 직접 만나 제 2의 e스포츠 붐을 일으키고 있는 LOL(리그 오브레전드) 이벤트 매치를 진행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홍보효과 400억원, 한국 제품 수출 증가 효과 2230억원
올해 KCON 콘서트와 야외 컨벤션 등을 위해 동원된 아티스트와 스탭, 패널은 무려 60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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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ON에 마련된 한국 중소기업 부스에서 미국인 고객이 한국 제품을 경험해 보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한 한류 팬은 동시에 한국산 제품의 충성도 고객이 될 여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임혜현 기자 |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군단'이 그저 추상적인 한류 확산, 그로 인한 국격의 상승 등 추상적이기만 한 개념을 위해 애쓰는 것만은 아니다. 이들이 투입되어 거둬들이는 실질적 경제 효과가 분명하다는 각종 효과 추산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가히 '천문학적'인 규모라 눈길을 끈다.
이미 2012년과 2013년에는 CNN, AP 등 120여 해외 매체들이 문화를 넘어선 한류 열풍을 보도했다. 이를 홍보라는 각도에서 해석하면 어떨까? 각 200억원, 360억원의 홍보효과를 얻은 것과 같다는 게 정설이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150개 이상의 해외 매체들이 취재 및 보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효과를 금전으로 추산한 규모 또한 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전파력이 빠른 미국의 10~2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제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잠재 소비자로 유입, 그들을 통한 바이럴 효과 역시 한국 문화와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2014년에 KCON을 방문한 4만명 이상의 미국 고객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한국 경제 전반이 새롭게 얻게 되는 '금맥'이자 '젖줄'에 가깝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한류 생산유발 효과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호감 형성을 통해 한국 기업 제품의 수출 증가효과는 약 2230억원,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한 관광유발 효과는 163억원으로까지 예상된다.
앞으로 이 행사를 더 소중하게 가꿀 필요가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신형관 CJ E&M 상무는 "미국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한류 소외 지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로 지역을 확대 개최해, 전세계에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