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관치금융, 코드인사, 낙하산인사란 말을 듣는 등 우리은행장은 내정 당시부터 진통이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박해춘 신임행장은 노조측의 반대로 인해 취임식이 무산됐다. 그리고 현재 노조는 박행장과 합의점을 찾으며 협상을 진행중이다. 우리은행노동조합 마호웅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신임행장 취임을 반대한 이유는?
신임행장 선임은 노조를 고려하지 않고 사전에 재경부와 정치권이 짜 놓은 시나리오였다.
재경부와 예금보험공사는 공모제라는 형식을 통해 유능하고 검증된 CEO를 선임한다고 하며 회장추천위원회와 행장추천위원회에 코드인사를 사주했다. 또,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공모절차 및 내정자 선임과정에 대한 공개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회장 내정자는 정부 고위관료가 낙하산인사로, 행장 내정자는 코드인사를 통한 사전내정으로 드러났으며, 은행 경영경험이 전무한 인사가 내정되는 불상사가 발생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은행의 발전과 공적자금을 수혜해 준 국민들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관치금융과 낙하산인사로 얼룩졌던 과거의 망령들을 상기하며 사전에 봉쇄하고자 투쟁을 시작했으며, 투쟁의 진행 과정 중 취임식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박해춘씨가 행장이 되면 우리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됩니까?

우리은행노동조합 마호웅
위원장
우리은행은 이미 경영이 정상화된 리딩뱅크이기에 박해춘 행장내정자는 비은행권에서 쌓은 경험 특히 카드부문과 방카슈랑스 부문 등에 비중을 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전통적 은행업무외의 분야에 대한 금융기관간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 부분에 있어선 강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박행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만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고 하는데?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가 계획되어 있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IMF이후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50%의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그 후 밤 늦게 휴일도 반납한 채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했고, 경영정상화를 이룩했다. 예정된 민영화일정으로 인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외국 및 국내자본에 일괄매각하려 한다면 국내유일의 토종은행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구조조정이 수반될 것은 자명하므로 경험해 본 직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할 것이다. 따라서, 회장 및 행장내정자의 경영관 및 가치관이 매우 중요한 것이며, 과거에 근무한 기관 및 기업의 경영스타일이 문제시 될 수 있는 것이다. 박 행장이 지금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 말하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말을 번복할 우려가 있어 고용 안정과, 고용 보장 확약을 문서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총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봅니까?
박해춘 행장내정자의 출근저지 및 취임식 무산 후 긴급 노사협의회 요청이 접수되어 실무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우리은행 전 직원의 희망사항인 민영화 방안, MOU 폐지, 고용안정 등에 대해 요구했으며, 이 사항에 대한 수용여부와 박 내정자의 경영관 및 노사관이 총파업 결정의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으로 인한 국민과 고객들의 불안과 걱정에 대하여 잘 알고 있지만, 전 직원이 살인적 노동강도를 견뎌내며 이룩한 경영정상화를 관치 및 코드인사로 낙하산이 지속된다면 신 관치에 의한 제2의 IMF를 초래할 것이다. 가치관이나 경영관 등에 대한 검증절차를 통해 우리은행의 경영을 맡기는 것이 기업가치 향상과 국민기업으로써의 사명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은행이 '모범사례’인 것 같다. 그에 따른 생각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이 문제에 대해 사실 고충이 많이 있었고, 정규직 직원들이 나를 보며 비정규직을 위한 노조위원장이라는 ‘색안경’도 많았다. 하지만 나의 기본생각은 단 한번에 정규직과 동일하게 바꾸자는 것은 아닙니다. 노ㆍ사 상호간의 양보와 조직계층간의 양보가 선행되어야 “차별철폐”라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고용안정과 더불어 후생복지를 정규직과 동일하게 하였으며, 임금수준도 정규직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향후에는 정규직원만을 채용하게 되어, 더 이상의 비정규직 양산을 근절시켰다는데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아직 임금수준이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기존의 편차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임금체계를 재설계하여야 하며, 정규직 전환직원들이 기존의 소외와 차별을 극복하고 기존 정규직원들과 어우러져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익이 증대된다면 더욱 빠른 시일내 동일임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언론을 통해 끝까지 투쟁한다는 말을 하셨는데 합의점은 없는가?
관치금융으로 인한 폐해는 쓰라린 경험을 통해 전 국민이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며 국민의 혈세로 공적자금을 수혜 받은 은행으로써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국민들께 되돌려 드리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이다. 그러나 은행경영경험이 전무한 경영자가 제시할 비젼이나 업무파악에 소요될 상당한 기간들은 결코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없을 것이며 치열한 경쟁속에 뒤쳐질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낙하산 및 코드인사가 오지 않기를 성명서 등을 통해 밝힌 것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전 직원들이 바라고 있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총파업이전에 합의점을 찾을 수 도 있다고 본다.
향후 계획과 이 외에 하고 싶은 말은?
민영화와 관련해 외국자본으로의 매각을 차단하고, 자율경영과 기업가치의 상승을 저해하는 MOU를 폐지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향후에는 정부실세 및 관료들의 관치와 코드인사를 근절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CEO들이 선임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