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IC카드 단말기 시범사업'이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세가맹점 IC단말기 교체를 위해 각 카드사들이 1000억원의 분담금을 조성했지만 전체 카드승인 금액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대형가맹점들은 여전히 IC단말기 설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
6일 여신금융협회(이하 여신협회)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 마트 등 1000여개 대형가맹점 중 'IC단말기 시범사업'에 참여의사를 보인 대형가맹점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이행 점검회의 개최를 열어 IC단말기 시범사업을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대형가맹점의 POS단말기부터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하기로 했으나 시범 사업 주체인 대형가맹점을 한 곳도 끌어들이지 못한 것.
지난 7월 시범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던 금융당국은 이미 한차례 기간을 늦춰 올해 4분기 중 일부가맹점의 포스단말기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준비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4분기 시행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대형가맹점과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적은 비용이 드는 사업이 아닌 만큼 아직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곳은 없는 상태"라며 "가맹점 표준약관 개정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계속해서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신협회는 IC카드 사용을 의무화하는 가맹점 표준약관 개정에 나선 상태며 금융당국에 신고를 준비 중이다. 개정된 가맹점 표준약관이 시행되면 각 가맹점들은 IC카드 결제를 의무화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표준약관 개정이 완료되면 가맹점도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만큼 각 사별로 IC단말기 교체에 대해 준비 중일 것"이라며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는 늦춰지겠지만 결국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부 대형가맹점에서는 내부적으로 IC단말기 교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비용문제로 사업 참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대형가맹점들은 현재 IC단말기 교체를 위한 시스템개발에 나섰지만 준비기간이 필요한 만큼 대부분 4분기 시범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을 통해 IC단말기 교체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며 올해 안에 단말기 교체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대대적으로 포스단말기 시스템 개편작업을 진행한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편의 증대를 위해 IC단말기 교체 등이 포함된 포스시스템 개편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할 예정"이라며 "4분기 시범사업은 권고사항인 만큼 내부 계획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또한 롯데카드와 IC단말기 결제를 위한 시스템개발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2월 전 점포에 IC카드 결제단말기를 설치했으나 IC현금카드만 결제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신용카드 결제에 대해서는 롯데카드와 함께 시스템개발에 착수한 상태로 올해 하반기에 일부 점포에서 테스트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