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이윤형 기자 기자 2014.08.06 16:05:11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이 국내산업을 이끄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서는 빙그레를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1967년 9월 주식회사 대일양행으로 설립된 빙그레는 우유처리가공 및 판매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유제품을 앞세운 전문 기업으로 외길을 걸어온 지 벌써 반세기다. 1992년부터 빙그레 대표를 맡았던 김호연 전 회장은 2008년 총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올해 6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부활의 날개 짓을 펼치고 있다.
![]() |
||
빙그레 BI. ⓒ 빙그레 |
김 전 회장이 한화家 차남이라는 점과 과거 한양유통 회장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경험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 빙그레는 그가 품기에 다소 작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경영의 귀재' 김호연, 주식 매입으로 주가 상승 견인
빙그레 최대주주는 지분율 33.67%로 총 331만7090주를 보유한 김 전 회장. 뒤를 이어 재단법인 김구재단 2.03%(20만주), 케이엔엘물류 1.7%(16만7300주), 김 전 회장의 부인인 김미 여사가 1.35%(13만3120주로)를 소유, 빙그레 관계자들이 총 38.88%를 갖고 있다.
![]() |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 ⓒ 빙그레 |
지난 2007년 이후 주춤했던 김 전 회장의 주식 보유량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많게는 7000주(7월14일)부터 적게는 150주(7월23일)로 총 15차례에 걸려 현재까지 총 4만328주를 끌어 모았다.
업계는 이를 두고 '경영의 귀재' 김 전 회장이 직접 시장에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단기 주가급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향후 주가 전망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신호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는 경영권 방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 주가는 지난 2013년 2월28일, 장중 한때 14만원 최고가를 갱신한 모습을 뒤로 하고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통적인 여름 수혜주라는 점에서 올 여름 상승세를 기대했지만 지난 2월 발생한 암모니아 저장탱크 폭발 사고와 더불어 경쟁사들에 밀려 올 6월 초엔 7만6300원 최저가를 찍으며 주가 반타작도 했다.
![]() |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15차례에 걸쳐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 프라임경제 |
지난 2007년에도 김 전 회장은 실적 발표에 앞서 4년여 만에 급락한 빙그레 주식을 한꺼번에 대량 매수, 향후 기업 전망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2007년 1월26일부터 3월5일까지 총 20차례에 걸쳐 13만주의 확대를 공시하며 지분을 종전 28.80%(283만6762주)에서 30.12%(296만6762주)로 늘렸다. 이어 같은 해 8월17일부터 9월20일까지 총 17차례에 자사주를 매입, 327만6762주로 대폭 확장했다.
이 기간 중 김 전 회장은 빙그레 주식 31만주를 분할 매수했고 2007년 한 해 동안에만 총 44만주를 사들였다. 이 기간 빙그레 주가는 바닥세를 보였으나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김 전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당시 2003년 13만3120주를 장내 매수한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었다. 2005년 8월에 10만주를 김구재단에 증여한 바 있다.
◆빙그레 1대 주주 김호연, 2대 주주는 김미 여사?
빙그레 지분이 김 전 회장을 제외하면 외부 투자사라는 것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빙그레 5%이상 주주내역을 살펴보면 미국 투자회사 템플턴 인베스트먼트가 72만4454주(7.31%), 국민연금 6.25%(61만5500주), 삼성운용자산 5.86%(57만6847주) 등 총 19.32%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김 전 회장 다음으로 많은 주식 보유분이다.
![]() |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은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는데 이는 2007년 1월과 8월에 보였던 그의 행보와 비슷한 모습이다. = 프라임경제 |
지난 2010년 10월 템플턴 인베스트먼트는 66만2635주를 사들이며 6.73% 지분율로 투자를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약 20만주(8.76%)에 이어 이듬해 3월 19만9277주를 추가 매입했고 12월 13만3860주(10.78%), 2011년 3월 12.14%(119만5675주)까지 주식을 확장했다.
그러다 1년 뒤 10월, 돌연 51만6372주를 팔아치우며 지분율 6.81%까지 떨어뜨렸다가 11월부터 올 7월 중순까지 다시 지분 매입을 하는 중이다.
한편, 빙그레의 현금배당은 지난 2011년, 2012년, 2013년 각각 1200원, 1400원, 1250원 등으로 이뤄졌다. 김 전 회장인 현재 보유한 주식(331만7090주)을 지난해 현금 배당액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배당으로만 41억4636만2500원을 챙길 수 있어 올해 빙그레 현금배당금이 주목된다.
◆4일 해외법인 추가로 계열사 5개…해외 진출 가속화?
김 전 회장은 부인인 김미 여사와 슬하에 아들 형제, 딸을 두고 있다. 현재 김 전 회장의 장남 김동환 씨는 32세가 된 지난해 3월, 언스트앤영(Ernst&Young) 한영 회계 법인에 입사, 인수합병(M&A) 어드바이저리 팀에 있지만 아직 빙그레 정식 입사는 안한 상태다.
1984년생인 장녀 정화 씨는 유학파로 현재 바이올린 전공을 하고 있고 1987년생인 차남 동만씨는 지난 2011년 6월30일 경남 진주시 금산면에 있는 공군교육사령부에 제126기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 |
||
빙그레는 김 전 회장을 제외하면 투자사들이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
빙그레 매출구성은 우유 및 유음료 외 65.50%, 아이스크림과 기타가 34.50%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의 경우 롯데제과, 해태제과, 롯데푸드 등 4개사가 경쟁하며, 우유시장은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과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