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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숭숭한 대우증권, 분위기 전환 '심혈'

ELS CF 흥행 이어 자체 배당지수 산출로 파격 행보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8.06 14: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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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기범 사장의 예상치 못한 중도 퇴임 이후 산은금융지주 친정체제를 구축 중인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이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 전환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지난달부터 전파를 탄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방송 CF가 흥행을 거둔데 이어 업계 최초로 자체 배당지수 산출하고 관련 상품 개발에 착수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증권 CI.  
대우증권 CI.
국내 기업의 중장기 과제로 배당확대 정책이 꼽히면서 대우증권은 업계 최초로 자체 배당지수를 이달부터 산출해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일부 언론은 대우증권이 해당 지수를 활용한 랩(wrap) 상품을 출시한다고 보도했으나 출시 시점을 비롯해 구체적인 상품 유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에는 이미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한국배당주가지수(KODI)와 코스피200고배당지수 등 배당관련 지수가 있지만 실용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거래소 배당지수를 실용성 높은 지수로 대체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당지수 개선안, 연내 도입 "업계 자체 산출은 최초"

일단 거래소는 올해 안에 고배당지수, 배당성장성지수, 배당전략지수 등 복수의 새로운 지수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일선 증권사가 나서 배당지수를 산출한 것은 대우증권이 처음이다.

이 증권사는 특히 현재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를 비롯해 배당수익률은 아직 낮지만 향후 배당 확대가 예상되는 잠재적 배당주를 '대우 배당성장지수'로 추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시가총액 300위까지 유가증권상장사를 대상으로 고배당 모형과 배당성장 모형을 결합해 평가하며 평가 점수가 높은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이기우 선임연구원은 "배당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배당주 프리미엄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고배당주 모형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을 뽑고 배당성장주 모형에서는 배당가능 이익이 많고 대주주와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이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종목으로는 △한국쉘석유 △한라비스테온공조 △신라교역 △LG △일신방직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기아차 △KCC △세아베스틸 △넥센 등이 상위에 올랐다.

◆'비인기 종목' KODI 대체할 높은 수익성 기대

이 연구원은 또 "시뮬레이션 결과 대우 배당성장지수가 KODI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연평균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배당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래소 배당지수인 KODI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코스피대비 부진한 성과를 내왔다. 업계 자체 지수 산출과 함께 배당지수 개편이 향후 금융투자시장에 새로운 흥행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한 상황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배당지수 도입이 흥행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성공가능성은 충분히 높다"며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배당은 아주 중요한 투자유인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최근 ELS를 소재로 한 독특한 CF로 주목을 받으면서 상품시장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차범근 전 SBS 축구해설위원을 비롯해 '야구여신' 공서영, 최희 캐스터 등을 내세운 광고는 지난달 시장에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31일 김기범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퇴하고 구동현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도 일종의 '바람'이 필요했던 만큼 긍정적인 상황이다.

일각에 여전히 김 사장이 모기업인 산은금융지주와 갈등을 빚다 사실상 퇴출됐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어 회사 입장에서도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마케팅에 주력할 필요가 커졌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월 평균 ELS 발행규모가 7000억~9000억원 사이였지만 7월 광고가 전파를 탄 이후부터는 1조5000억원까지 발행규모가 급증했다"며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