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 슬림핏 바지가 나한테 맞겠지? 너무 끼는 거 아닐까?"
지난 5일 오후 7시30분. 신세계백화점 본점 7층 매장에는 백화점 방문이 가장 한산한 화요일 오후 시간임에도 20대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몇몇 무리와 홀로 온 남성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스냅백을 머리에 대충 걸쳐 올리고 갈색 멜빵바지를 입은 20대 청년들은 얼핏 봐도 겉모습에 꽤나 치중한 듯 보였다. 본점 7층의 '티아이 포맨' 매장 앞에 서서 한동안 서로의 패션에 맞춘 상품을 집어 올렸다 내리며 추천하고 조언하는데 한창이다.
◆남성패션시대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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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일 세 번째로 본점에 남성전문관을 공개했다. = 이윤형 기자 |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남성패션시대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강남점에 남성전문관을 열고, 지난해 3월 센텀시티점에 이어 5일, 세 번째로 본점에 남성전문관을 공개했다.
정장 브랜드 위주의 '클래식 브랜드 존', 캐주얼 브랜드와 디자이너 편집숍 등이 들어선 '컨템포러리 트렌드 존', 유명 골프 브랜드를 모은 '골프전문관' 등으로 구성된 7층 내부. 들어서마자 바뀐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체적인 색감을 블랙&화이트로 처리해 모던하고 깔끔한 남성미를 표현했다. 검정색 벽돌을 이용한 인테리어와 바닥 타일 무늬, 사각형 틀 안에 자리 잡은 각각의 매장까지 여성성을 풍기는 곡선을 모두 배제한 느낌이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자마자 층 중심에 위치한 아일랜드 매장 진열 상품이 한눈에 꽂힌다. 벽과 벽사이의 기둥을 없애 하나의 브랜드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각각의 브랜드가 한곳에 모여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전문관을 1920년대에서 1950년대 사이의 모던한 건축 디자인에 영감을 받아 '씨티 스케이프(the city scape)'라는 콘셉트로 구성, 개방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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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코드' 매장앞에는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연장들이 진열돼 있다. = 이윤형 기자 |
코너를 돌아 층과 층사이를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가니 톱, 몽키스패너, 망치 등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연장들이 진열됐다. 이 곳은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가 팔다 남은 재고의류를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탄생시킨 패션 브랜드 '래코드' 매장. 각종 연장들이 진한 남자의 향기를 풍기는 듯 했지만 고급스런 백화점과 투박한 느낌의 상품이 조화를 이루며 남성전문관의 풍미를 한층 높이고 있다.
남성복 매장 역시 중후한 느낌은 없다. 최근 여성 못지않은 패션과 쇼핑에 관심을 가지는 '그루밍족'들이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 제품 구성이 더 젊어졌기 때문이다.
◆"30~50대 남성, 핵심 소비층으로"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30~50대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백화점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백화점의 '남성관 강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전문관이 패션에 관심 많은 남성들을 위한 도심의 쇼핑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오픈한 콘템포러리 전문관 4N5, 올해 프리미엄 식품관 푸드마켓에 이어 남성전문관까지 풀라인 MD 구성, 고품격 대표 백화점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9월26일에 6층 '남성명품관'까지 개관할 경우 총 100여개의 풀 라인 브랜드를 갖춘 남성전문관이 탄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