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지수가 2080선을 뚫으며 상승랠리를 펼치면서 모처럼 증권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증권업계 취업문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 규모는 과거 대형 증권사 한 곳의 채용 수준에도 못 미치는 100∼200명 이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반기 신입직원 공채를 계획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네 곳에 불과하다.
이들 증권사의 신입사원 공채 규모마저도 회사당 30∼50여명 선으로 알려져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 격의 취업난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공채 규모를 작년 70여명보다 축소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3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도 소규모 대졸자 공채를 검토 중이고, 삼성증권과 대우증권도 올해 50명 미만 선에서 공채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50명을 채용한 이후 신입직원 공채를 하지 않고 있는 대신증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 잡지 않고 있다. 교보증권도 하반기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4명을 공채로 뽑은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증권사들과는 달리 희망퇴직 등의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만큼 올해엔 신규인력 채용을 하지 않고 비용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의 직원 수는 2200여명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졸 신입사원 공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긴축을 위해 2012년과 지난해 말 모두 희망퇴직 형태로 580명의 직원들을 내보낸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은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신입사원 공채 여부가 불투명하다. 현대증권은 기업 인수·합병(M&A)에 앞서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신입직원 채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대형 증권사 한 곳이 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모두 200∼300명씩을 채용하기도 했다. 증시 활황기 때의 이야기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선 신입사원 공채 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졸 직원 채용을 수시채용으로 바꿔 2011년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여지가 충분해 신입직원 채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다수 증권사가 신입직원보다는 경력직원을 뽑는 추세이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에게 증권사 취업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증권사들이 흑자전환을 하면서 업계가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여전히 신입사원 채용보다는 구조조정이 먼저"라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채는 앞으로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계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증권맨은 2000여명에 달하며 하반기 공채는 10월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