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반인 승마 애호가를 위한 승용마 경매가 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한화 로얄새들승마클럽(한화승마클럽)은 경기 고양 한화승마클럽에서 승마 대중화와 말산업 육성을 돕고자 승용마 경매를 연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행사는 경주마 위주의 국내 말 경매 시장에서 시도하는 최초의 승용마 경매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승용마는 선수들의 국제종목(마장마술·장애물 등) 출전 또는 일반인들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말을 일컫는 것으로 경주마와 구분됩니다.
정부가 나서 지난 2012년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말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승용마 시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수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며 해외에서 승용마를 수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반 승마인들도 검증되지 않은 매매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승마계에서는 한국 말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믿을 수 있는 승용마 매매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와 관련 한화승마클럽은 지난해부터 수입 씨암마를 통해 국산 승용마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번 경매를 승용마의 생산부터 육성, 훈련, 거래에까지 승용마 사업의 '수직 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입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에 열리는 첫 경매시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씨의 제안으로 진행됐다는 것인데요. 알다시피 동선씨는 김 회장의 삼남이자 국가대표 승마선수입니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부문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지요.
동선씨는 경매에 앞서 지난달 "전지훈련 중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등 말산업 선진국을 방문해 승용마 매매가 활성화돼 있는 것을 봤다"며 "국내 시장이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승용마 경매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선씨는 처음부터 큰 수익성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는데요. 한화그룹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말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이번 사업에 투자하고, 승용마 매매가 활성화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승마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화그룹과 승마의 인연은 3대째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故 김종희 한화 창업주는 1964년 도쿄 올림픽때 외국에서 말을 구해와 한국 승마 대표팀이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어 김승연 회장의 애정 아래 한화그룹은 '갤러리아승마단'을 운영하고 '한화그룹배전국승마대회'를 개최하면서 승마협회에 재정 지원을 해왔고, 동선씨가 이를 이어받아 승마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리면서 경매사업에도 나서게 된 것입니다.
드 니그로, 크리스토퍼, 바신, 엘우드 블루스 등 독일, 미국, 프랑스 산지의 승용마 6마리가 경매에 오르는 이날 행사에 동선씨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매나, 행사 진행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행사를 참관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한편, 동선씨는 내달 19일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현역애서 은퇴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 동선씨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