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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쌍무지개와 1+1 마케팅

이보배 기자 기자  2014.08.01 16: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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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비온 뒤 무지개를 발견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특히 저는 어릴 때부터 무지개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스케치북 한 권 가득 무지개만 그리는 날이 있을 정도였죠.

그런 저에게 멀리 타국에 사는 사촌언니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습니다. 무려 '쌍무지개'가 담긴 사진이었는데요. 무지개는 사진으로만 봐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무지개는 비가 그친 뒤 태양 반대쪽에, 지표로부터 하늘에 걸쳐 나타나는 일곱 색깔의 반원형 고리를 말하는데요. 공기 중에 떠 있는 수많은 물방울에 태양빛이 닿아 그 물방울 안에서 굴절·반사할 때, 물방울이 프리즘 작용을 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혹시 무지개는 원래 쌍으로 뜬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무지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무지개(1차 무지개)와 쌍무지개라고 불리는 2차 무지개가 함께 생기는데요. 1차 무지개는 한 번 반사돼 만들어지는 것에 비해 2차 무지개는 두 번 반사를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색이 어둡습니다. 때문에 햇빛이 약하거나 공기 중의 물방울이 적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죠. 

   비온 뒤 관측되는 무지개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쌍무지개를 보면 좋은 짝을 만나서나 인연을 만난다는 설이 있다. ⓒ 프라임경제  
비온 뒤 관측되는 무지개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쌍무지개를 보면 좋은 짝을 만나서나 인연을 만난다는 설이 있다. ⓒ 프라임경제

또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1차 무지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바깥쪽부터 빨주노초파남보 순인 것과 달리 2차 무지개는 빨간색이 안쪽, 보라색이 바깥쪽으로 1차 무지개와는 색상이 반대 배열이라고 합니다.

무지개는 원래 쌍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흥미로운데요. 요즘 마트나 편의점, 길거리 상점을 다니면 쌍무지개처럼 '1+1행사'를 하는 곳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원플러스원 행사가 워낙 흔하다보니 제값을 주고 사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인데요. 기업에서 이런 파격적인 행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업이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소비자가 '뜻밖에 하나를 더 얻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원플러스원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먼저 '재고 줄이기'를 위해 원플러스원 마케팅을 이용합니다. 특정한 시기의 상품 판매에 부진할 경우 창고에 재고가 쌓이게 되는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세일을 하는 것이죠.

유통업계에서는 프로모션을 위해 원플러스원 세일을 하기도 하는데요. 개당 1만원짜리 상품을 묶어 두 개에 1만5000원에 파는 방식인데 짧은 기간 안에 판매를 마쳐야 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싶을 때 사용됩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10% 세일' 문구보다는 '5000원 할인' 문구가 훨씬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도 원플러스원 마케팅을 이용하는데요. 신제품의 성능과 품질이 우수하더라도 인지도가 낮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바로 이럴 때 원플러스원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직접 사용하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경험은 없기 때문이죠.

물론 광고나 여러 마케팅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또 다른 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원플러스원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실용적이기 때문에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기 품목에 비인기 품목을 끼워 파는 원플러스원 마케팅을 들 수 있습니다. 잘 팔리는 과자에 자사 비인기 과자를 묶어 파는 경우라 할 수 있는데요. 이럴 때에는 인기가 없는 품목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고, 경쟁사 판매를 방해하는 목적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네요.

실제 1990년대 초,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윈도우를 팔면서 당시 인기가 없던 소프트웨어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았고, 소비자를 흔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로 인해 경쟁사였던 넷스케이프사는 결국 문을 닫게 됐다고 하니 원플러스원 마케팅 효과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