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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100] 음악 통한 놀이마당 '아토'

사회부적응 청소년에 스트레스 해소·교감방법 선물

이윤형 기자 기자  2014.07.30 17: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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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생님보다는 친구가 되고자 마음먹었죠. 배움보다는 놀이를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소통을 통해 서로 성장합니다."
 
젊음의 거리 홍대,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골목 한편에 유한책임회사이자 사회적기업인 아토(대표 남윤식)가 자리 잡고 있다. 지하로 이어진 입구 끝, 어둠을 따라 내부에 들어서니 계단마다 낯선 악기들이 놓여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아지트'의 느낌이 난다. 
 
소나무 냄새와 토속적인 악기소리가 실내에 가득했다. 사무실 벽면 가득 이국적인 향을 풍기는 소품들. 따뜻한 할로겐등 때문인지 '둥둥' 대는 악기소리 때문인지 낯섦이 사라지고 편안한 기분만 감도는 이곳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편견과 차별을 배제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힘쓰는 서울시 공인 사회적기업 '아토(ART-O)'. 
 
지난 2012년 설립된 아토는 아프리카 음악과 드럼서클을 통해 음악치료, 타악기교습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예술단체이자 사회적기업이다. 
 
◆음악 통해 변하는 아이들, 아토는 열정의 시작
 
"한 중학교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젬베 수업을 요청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을 통해 변하는 아이들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아토를 시작했습니다."
 
  남윤식 아토 대표는 음악을 통해 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아 사회적기업의 문을 열게 됐다.  ⓒ 아토  
남윤식 아토 대표는 음악을 통해 변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아 사회적기업의 문을 열게 됐다. ⓒ 아토
아토의 중심에 선, 업체만큼이나 푸근한 인상을 가진 남윤식 대표의 말이다. 당시 남 대표가 느꼈던 열정에 연주자, 드럼서클 퍼실리테이터, 음악치료사 등 다양한 조력자가 뜻을 함께했다. 머리를 맞대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이 줄줄 짜여졌다. 아프리카 음악과 문화를 이해하고 드럼서클 체계를 갖추기 위해 끊임없는 공부를 지속하며 아토를 탄생시켰다.
 
젬베 수업으로 시작한 아토는 현재 △꿈꾸는 소리 △드럼스트롱 페스티벌 △아토 뮤직 클래스 △아토 드럼써클 워크숍 △아토 젬베 워크숍 등 치료프로그램 목적의 '사회공헌'과 '음악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토의 수익은 연매출 8000만원. 주로 학교나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연수 및 워크숍 프로그램과 일반인 대상 레슨수업으로 진행된다. 한 기업에서 창출하는 연 매출이 대기업 직원 한사람 연봉 정도니 넉넉한 편은 아니다.
 
남 대표는 "아토 숍 운영을 통해 현지에서 공수한 아프리카 악기, 전통 공예품, 기타 장식물 등을 판매하지만 음악수업을 포함한 전체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이 5:5 수준"이라며 "청소년들과 어울려 변화시킨다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기업운영이 안 됐을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길거리 청소년 쉼터 '아토는 선물'
 
아토는 순우리말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예술(Art)'과 '긍정(O)'의 만남이란 의미도 담았다. 이런 만큼 아토는 가르치기보다는 '음악'을 놀이로 여긴다.
 
  아토 사무실에 전시된  아프리카 전통 디자인 공예품. = 이윤형 기자  
아토 사무실에 전시된 아프리카 전통 디자인 공예품. = 이윤형 기자
웃을 수 있는 행복을 담은 채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마음의 교감을 통한 소통을 선물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사회공헌활동 대부분은 소년원생들 또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 대상의 힐링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 남 대표는 "선생님이 아닌 친구로 다가가는 아토의 교육방법 때문인지 비뚤어진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단순히 젬베만 가르치는 수업이 아닌 드럼서클과 음악치료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수업을 펼치고 있다.
 
청소년 인성교육을 돕고 감정표현 능력을 키우며, 대인관계 회복을 통해 새로운 삶을 제공하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지역기관 및 전문 교육단체와 연계해 청소년 심리치료와 자활, 직업 훈련 등을 통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하도록 돕는다.
 
남 대표는 "드럼써클은 사회적 문제가 있는 청소년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악기연주를 통해 분노 표출을 하도록 방법을 제시한다"며 "어울림으로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교육프로그램 '아토 뮤직클래스'
 
3·6·12개월 단위로 연 평균 6~8회 진행되는 아토 뮤직 클래스는 일방적인 수업 방식이 아니라 참가자가 모두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는 놀이 형식이다. 
 
전문적인 음악치료 기법인 테라퓨틱 드러밍(Therapeutic drumming) 수업을 통해 참가자는 내면의 상처와 불안을 음악으로 풀어간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자기통제능력과 스트레스 해소, 정서적 안정 및 구성원 간의 조화를 증진시키는데 역점을 뒀다.
 
   아토 뮤직클래스 '드럼써클'이 진행되고 있다. ⓒ 아토  
아토 뮤직클래스 '드럼써클'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아토
특히 누구나 쉽게, 수와 상관없이 그룹 연주가 가능한 아프리카 전통악기 △젬베 △콩가 △봉고 △귀로 △판데이로 등 브라질리언 퍼커션을 활용, 다양한 리듬과 연주를 배우며  함께 공연하는 즐거움을 느낀다.
 
이에 대해 남 대표는 "아토 뮤직 클래스와 드럼써클에서 즉흥적으로 타악기를 두드리며 교감하고 개인의 의사표현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스트레스도 해소한다"며 "함께 연주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 구성원 간 상호 소통과 화합을 도모한다"고 말을 보탰다.
 
◆교육 벗어나면 누구나 뮤지션 '아프리칸 퍼커션 밴드'
 
아토는 교육 외에도 활발한 공연활동까지 펼친다. 매주 금·토요일에는 연주자들이 모여 공연전문팀으로 활동한다.
 
   아프리칸 퍼커션 밴드 멤버. ⓒ 아토  
아프리칸 퍼커션 밴드 멤버들이 연습 중이다. ⓒ 아토
아토 소속의 드럼써클 전문 공연팀인 '봉황새 드럼써클'은 아프리카 전통악기인 젬베와 두눈을 이용해 다양한 무대연출을 선보인다. 독특한 아프리카 전통의상과 역동적인 아프리칸 댄스가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연출을 통해 관객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달 1일부터 3일까지는 '2014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도 참가한다. 이 행사는 작년 8만5000명 관객을 동원한 대규모 공연으로 인천 송도 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Penta Park)에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100여팀이 출연할 예정이다.
 
남 대표는 "아토를 시작하게 만든 아이들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세상의 변화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한 의지를 전했다.
 
한편 아토는 현재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과 교육활동, 공연활동을 기반으로 교육 교재 및 아카데미 개설, 페스티벌 개최, 거리청소년 힐링 프로그램 등 의미 있는 활동들을 계획 중이다. 이와 함께 공연, 전시, 파티, 교육,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