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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 대우증권 사장 돌연 사임 후 행보는?

조직개편 두고 산은지주와 마찰, 매각추진 사전작업설 파다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7.30 10: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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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김기범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 사장이 임기 10개월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정'과 실적부진이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모회사인 산은금융지주와의 갈등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우증권은 31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사퇴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기가 갑작스럽지만 업계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4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교체설이 불거졌고 올해 초 김 사장의 유임이 결정됐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오는 연말 치러질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사실상 연임 힘들어…업계 "예상 가능했던 일"

김 사장의 사퇴 배경으로는 몇 가지 가능성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먼저 실적부진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36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에 빠졌었다. 증시침체에 김 사장이 심혈을 기울였던 해외영업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입지가 흔들렸다는 얘기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 대우증권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 ⓒ 대우증권
그러나 올 들어 대우증권이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보이며 김 사장의 '위기돌파력'이 주목받은 만큼 갑작스런 사임 이유는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613억3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분기순익도 460억원을 넘어 업계 최상위권을 사수했다.

오히려 실적보다는 모기업인 산은금융지주와의 갈등설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당초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연임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기정사실이었다. 최근에는 구조조정을 비롯한 조직개편을 두고 산은지주와 갈등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6월 말 단행 예정이었던 임원급 인사를 비롯한 개편안에 양 측이 날을 세웠다는 얘기다.

앞서 작년 7월에도 김 사장이 산은지주로부터 유임을 보장받는 대가로 대대적 조직개편 요구를 받았다는 뒷말이 돌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부사장 7명을 비롯해 본부장 이상급 임원 36명이 '자의반 타의반' 줄사표를 냈다는 얘기가 돌았었다. 올해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대우증권 측은 "지주와 관련된 개편 요구설은 어불성성"이라며 "개편작업으로 조직이 슬림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과 조직이 모두 줄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내년 중 대우증권 매각…지주 영향력 확대 목적?

이밖에 내년 중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산은지주가 정통 '대우맨'인 김 사장보다 산은지주 내부인사를 신임 사장으로 세워 매각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김 사장 후임으로는 산은지주 혹은 산업은행 출신 인물들이 주로 하마평에 올랐다. 가장 유력한 인사로는 이삼규 수석부사장이 꼽힌다.

이 수석부사장은 KDB산업은행 부행장을 역임했고 작년 초 대우증권에 배치됐다. 당시 대우증권은 수석부사장직을 새로 설치하고 기존 전무급 인사들을 부사장으로 대거 승진시켰다. 업계에서는 이 수석부사장에게 '수석'직함을 붙여주기 위한 인위적인 조치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수석부사장은 부임 이후 그룹 시너지 부문을 담당했으며 한 달 만에 회사 IB부문을 장악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부사장 외에도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부사장급 임원들의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부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도 나오지만 대우증권이 내년 중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외부영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사장은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사장과 국제영업본부장을 지내며 해외영업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으며 207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며 업계 중진으로 떠올랐다. 2012년 6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도약과 KDB금융지주와의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취임했으며 당초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