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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불건전주문 사전예방조치 효과" 실상은 시장침체 덕

"거래량 자체가 줄어" 올해 상반기 조치건수 전년동기比 17.7%↓

이수영 기자 기자  2014.07.29 09: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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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불건전 주문행위가 전년대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거래소 차원의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국내증시의 거래량 감소로 불공정거래 건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가 발표한 2014년도 상반기 예방감시활동 실적에 따르면 사전 예방조치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429건이었던 것에 비해 17.7% 급감한 1만1870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 1만3021건에 비해서는 8.8% 감소한 것이다.

사전예방조치는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위원장 김도형·이하 시감위)를 주축으로 향후 불공정거래까지 발전할 징후가 있는 허수성 호가, 통정 및 가장매매와 같은 불건전주문에 대해 △유선경고(1단계) △서면경고(2단계) △수탁거부예고(3단계) △수탁거부(4단계) 등 단계별 제재를 가하는 것.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범정부적 노력이 주효했다"며 "거래소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예방과 계도활동에 상당히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호가 8만건당 1건 비율로 예방조치가 발효된 것에 비해 올해 상반기에는 호가 9만건당 1건의 비율로 조치가 취해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주식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예방조치 대상인 불건전거래행위 자체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예방조치 가운데 '최후의 보루'격인 수탁거부건수는 1517건으로 작년 하반기 1492건에 비해 1.7%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757건보다는 13.7% 줄었다. 2회 이상 수탁거부 조치를 받은 만성적 수탁거부자 비중은 전년동기 및 직전반기와 비슷한 74.7%(342명) 수준으로 크게 변화가 없었다.

이상급등 및 불건전종목에 대한 '시장경보' 조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직전반기에 비해 각각 30.4%, 15.2% 급감했다. 역시 시장침체 영향이 큰 가운데 작년 하반기 관리종목 우선주의 이상급등 양상이 올해 들어 진정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상반기 시장경보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총 469종목에 대해 1166건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373종목, 812건으로 30% 이상 줄었다. 문제 종목들은 거래소 조치 이후 상승폭이 크게 완화되며 주가가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종목들은 조치 이전 10일간 평균 72.5%의 주가급등 양상을 보였으나 지정 후 10일 동안에는 1.3%의 하락률을 보였다.

투자위험종목들은 주가진정 효과가 더 컸다. 이들은 지정 전 10일간 주가가 평균 215.2% 폭등했지만 지정 후 10일 동안 평균 하락율은 25.9%였다.

이밖에 시황급변 및 풍문에 대한 조회공시의뢰 역시 인수합병(M&A) 이슈가 줄어든데다 감사의견 관련 건수가 감소하면서 20~30% 정도 줄었다.

최고 1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되는 불공정거래 신고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대비 절반 가까이 급감한 반면 실제 지급된 포상금 규모는 같은 기간과 비교해 85.4% 급증해 대조를 이뤘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불공정거래 신고접수건수는 190건으로 전년동기 329건, 직전반기 297건에 비해 각각 42.2%, 36.0% 줄었다. 이에 반해 올해 포상건수는 19건, 총 3821만원이 지급돼 전년(30건·2061만원)이 비해 85.4%, 직전반기보다는 0.9% 늘어났다. 시감위는 신고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 한도를 지난해 9월 기존 3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린 바 있다.

한편 시감위는 불공정거래 사후적발에서 사전예방으로 시장감시 역할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회원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시장친화적 자율규제문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전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신뢰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의 협조가 중요한 만큼 불공정거래 의심행위와 관련해서는 한국거래소 불공정거래신고센터로 신고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