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남 장흥군 유치면 주민들이 번영회장 선거 후유증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번영회장 선거 당시 후보자의 자격 시비로 불거진 갈등은 언론 공방, 내용증명 공방에 이어 법정 공방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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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J신문의 정정보도를 복사해 장흥군 유치면 주요 장소에 게시했다. = 장철호 기자 |
◆신임 번영회장 자격 시비
29일 장흥 J신문 보도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올 1월10일 실시된 유치번영회장 선거에는 재선에 도전하는 문평열 회장과 윤영호씨가 나섰다. 이날 선거는 문준일 씨가 임시 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무기명 비밀 투표를 앞두고 윤영호씨가 "경선을 안 하겠다. 유치면 화합을 위해서 깨끗히 사퇴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이에 일부 회원이 문 회장의 무투표 당선을 선언하고, 박수를 쳤다. 잠시 후 또 다른 회원이 경선 전 신상발언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하고, 임시 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투표가 거의 끝날 무렵 이번엔 문평열씨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밖으로 나가버렸고 임시 의장은 개표과정이 없이 윤영호씨가 신임 번영회장에 선출됐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문평열씨 측은 "사퇴 후보를 경선에 참여시켰기 때문에 선거가 무효다"라며 "경선으로 선출된 윤영호씨를 유치번영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고, 번영회 자산(통장과 인감·일체서류)을 인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윤영호씨 측은 "문씨가 투표 도중 사퇴를 선언, 무투표로 당선됐다"면서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며, 합법적인 회장"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투개표 전 한 차례씩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한 후보의 사퇴 의사는 받아들여진 가운데 한 후보의 사퇴는 반려돼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 번영회 운영 6개월간 마비…갈등, 갈등, 또 갈등
신·구 번영회의 갈등이 매듭짓지 못해 6개월간 번영회 활동이 마비됐다. 1월10일 대의원 총회 기준 번영회 자산은 4900만원이다. 이 자산은 매몰지에 대한 수자원 공사의 지원금 등이 포함됐다.
신임 집행부와 후임 집행부가 5개월여간 평행선을 달리자, 번영회 정상화를 위해 '유치면번영회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이영수)가 지난 5월23일 출범했다.
비대위는 이날 출범식을 앞두고 전현직 집행부에 참석을 요청했지만, 문씨 측이 아무런 이유없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비대위는 6월1일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을 시 손해배상 및 업무방행의 책임을 물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문평열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낸다.
이에 문씨는 6월9일 '비대위가 객관적인 위치임에도, 특정인 편들기에 나서는 것은 부당 행위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회신을 보냈다. 회신은 이영수 비대위원장의 자숙과 번영회 감사직 사퇴, 윤영호씨에 대한 비도덕적 행태 등을 지적했다.
지역언론인 J신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유치면 번영회'란 제하의 논단을 6월24일 내보냈다. 유치면 번영회 회장 선거가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며, 제3자를 번영회장으로 추대하는 등 조속한 합의를 일궈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와 신임 집행부는 즉각 반발하고, 해당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해당 언론은 정정보도를 통해 비교적 양측의 입장을 소상히 실었다. 비대위측은 이 정정보도문을 유치면 주요 장소에 게시했다.
게시된 글에는 '군의원, 농협장, 번영회장까지 지낸 문평열씨가 J신문의 논설위원 K씨에게 보도를 요청하여 6월25일자 J신문의 논단에 실린 글입니다. 과연 허위와 적반하장 식 주장을 제보해 유치면민의 얼굴에 먹칠을 해도 그냥 가만히 당하기만 해야 옳을까요?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합니다. 또 용기있는 행동을 촉구합니다’라고 적시됐다.
하지만 J신문 논단이 비교적 객관적이고, 양측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균형잡힌 지적으로 여겨진다는 게 다수의 여론이다. 특히 갈등을 겪는 유치면 번영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고, 조속한 정상화를 통해 화합을 일궈내자는 내용이기 때문에 정정보도 요청감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것.
한편 이영수 비대위원장은 봉덕2구 이장 자격으로 이장들과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강영수 이장 자치회장과 문평열씨에 대한 노골적인 공개 비판에 나서 향후 치열한 법적싸움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