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추민선 기자 기자 2014.07.29 09:07:06
[프라임경제] 지난해부터 불법파견, 위장도급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고용노동부의 사내하도급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위장도급 업체가 많이 적발되면서 아웃소싱업계가 한 차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에 더해 올해는 고용형태공시제로 간접고용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 지면서 아웃소싱업계는 더욱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웃소싱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 아웃소싱분야의 현 상황을 上·下 로 나눠 짚어봤다.
유통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이동되는 과정, 유통업은 소비자에게 이동시키기 위해 중간에서 활동하는 업종이다. 이 중에서도 유통 아웃소싱은 판매·판촉·시음·시식·캐셔·안내 등 고객접점 분야의 직무가 대부분으로 대면판매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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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판매·판촉의 경우 도급계약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어 '갑'사의 요구에 따라 불규칙하게 계약이 변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하영인 기자 |
이런 유통 아웃소싱은 전문성과 인원운영의 효율성제고를 위해 대형마트를 비롯한 화장품, 의류, 양판점 등에서 도급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때문에 유통 아웃소싱은 타 분야 대비 유통구조 변화에 따른 아웃소싱 부문의 확대·도입이 활발하고, 유통채널이 다양해 아웃소싱기업에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통 아웃소싱의 판매·판촉은 파견법에서 정의하는 허용직종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고 세분화돼 있어 위장도급의 우려도 있다. 유통의 판매·판촉은 파견허용 직종 총 32개 중 분류번호 51209로, 기타 소매업체 판매원에 대한 파견이 허용돼 있다.
정확히 살펴보면, 판매·판촉 파견허용 해당 분야는 △화장품 △연탄 △벽지 △귀금속 △오락게임용구 △예술품 △자전거 △가정용 유류 △시계 △운동용품 △장난감 △골동품 △음반 소매원 △주유원 등이다.
이처럼 다양하게 세분화 돼 있는 유통 아웃소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 위장도급이 적발되면서 무기계약직 전환이 크게 이뤄졌다. 이런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라 업계는 힘들어졌지만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큰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판매·판촉에서는 인력수급문제와 잘못된 관행 탓에 계약서 없는 계약관계 '갑'의 횡포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었으며, 의류에서는 완전도급방식에 맞춰 운영 중이지만 높은 수수료와 투자비용에 따라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사용업체 관계자는 "최근 상생이 사회 이슈로 작용하는 만큼 우리도 '갑'이라는 입장보다는 아웃소싱업체와 협력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아웃소싱업체의 입장을 최대 한 수용하며 운영방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소싱업계 역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새로운 경영방안을 끊임없이 사용업체에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다.
◆화장품 - 인력수급 잘하면 큰 부담 없어
유통 판매·판촉에서 화장품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화장품 판매·판촉의 경우 기타 소배업체 판매원의 경우 파견이 가능하지만 활용하지 않고 대부분 도급계약을 통해 인력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화장품시장에서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화장품 A업체가 매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협력업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바로 매장 혼재근무로 한 매장에 한 개의 아웃소싱업체 직원이 근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아웃소싱업체 직원이 함께 근무하며, 한 쪽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이다.
익명의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판매·판촉 시장에서는 파견·도급 계약에 대한 정확한 커리큘럼이 없어 관행처럼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계약서 없이 구두계약으로 업무가 진행되기도 하고, 이 때문에 ‘갑’사의 요구사항에 따라 계약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혼재근무가 문제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용업체의 방침과 인력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력수급과 관련한 문제는 모든 아웃소싱업계가 겪는 공통적인 리스크지만 화장품 판매·판촉의 경우 인력수급이 더 힘들어 사용업체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
여기 맞서 사용업체 관계자는 "아웃소싱업체를 찾는 이유는 전국 화장품 매장을 직접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력수급 전문성을 가진 곳에 맡기려고 하는 것인데 인력수급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장기간 인력수급이 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웃소싱 업계 관계자는 "인력수급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면접을 진행하지만 60~70%가 면접에 오지 않는다"며 "보통 화장품 판매·판촉은 일자리가 많고 이직이 심하기 때문"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인력수급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 빈자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업체에서 조금만 배려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을 보탰다.
반면 사용업체의 일방적 계약이나 혼재근무를 하지 않는 사용업체들도 있다. 이 업체는 전국 1200여개 매장에서 200여개 매장을 아웃소싱업체에 물량도급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물량도급은 현장에 대한 모든 관리를 아웃소싱업체에 위탁하고, 매월 인건비를 비롯한 경비, 퇴직금, 교육비 등을 모두 지급해 주는 것이다. 이런 운영방침으로 이 업체의 과거 20%에 가까웠던 결원률이 현재는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판매·판촉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력수급"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급여와 복리후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