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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워크아웃 재개되나…고비 넘어도 갈 길 멀어

자금상황 위시한 과제 여전…투자유치 비롯 돌파구 찾을지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4.07.28 14: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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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휴대전화 단말 제조업체 팬택이 고비를 넘기고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재개의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앞서 이통 3사가 팬택의 상거래채권 1531억원을 2년간 상환유예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채권재조정안 논의 수순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당초 채권단은 이통 3사에 채무의 출자전환을 요청했으나 이통사들은 사실상 이를 거부했고 대신 채권의 상환 유예안을 제시했다. 이 결과 유예안이 포함된 채권재조정안을 다시 논의해야 할 상황이 됐고 이번 주 채권단이 의결에 부치는 이 재조정안의 처리에 따라 워크아웃 재개 여부가 판가름난다.
 
◆한숨 돌렸지만…아쉬운 팬택

이통사들의 제안은 당장은 출자전환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대신 협력사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택의 워크아웃 재개가 결정되더라도 당장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다음부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자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 또 다른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채무를 유예해준다고는 하지만, 이통사들은 팬택의 제품을 더 사들이는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돈을 벌어서 써야 하는 팬택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준우 팬택 대표(가운데) 등 회사 간부들의 기자회견 장면. 이 자리에서 채권단과 이통사들이 팬택의 재무구조를 일단 개선해 주면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프라임경제  
이준우 팬택 대표(가운데) 등 회사 간부들의 기자회견 장면. 이 자리에서 채권단과 이통사들이 팬택의 재무구조를 일단 개선해 주면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프라임경제

스마트폰 업황도 팬택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통사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실시 전 막판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나, 막상 단통법이 시행되면 시장이 안정세로 들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신영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10월 단통법이 시행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안정화 및 단말기 교체주기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이 신영증권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올해 들어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앞으로 한층 더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지 못한 데다 중저가 제품의 신제품 출시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팬택에게는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구조조정 않는 자구노력 가능할까?

프리미엄 경쟁을 접고 외국 중저가 스마트폰들과 겨룰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팬택이 조만간 SK텔레콤 전용 '베가팝업노트'를 가격 경쟁력을 높여 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 출고가를 50만원대로 내놔 보급형 경쟁에서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그간의 구조를 재편해 전열을 가다듬는 셈이다.

팬택이 일단 구조조정보다 사업을 재편하는 쪽에 중점을 둔 자구책을 시행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채권단이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미 실사를 거친 5개년 계획 등 경영정상화 방안이 마련됐던 바 있는 상황에서, 투자유치 등 근본적 체질 개선의 모멘텀이 시급한 이유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투자유치가 이뤄질지 또 그 시점은 언제인지에 집중되고 있다.